래미안 원펜타스, 보류지 몸값도 치솟았다…'27억원→58억원' 

2024-08-28 10:26

래미안 원펜타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보류지 매물이 분양가 2배가 넘는 인근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입찰에 나왔다. 서초구 핵심 입지에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단지인 데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며 보류지 몸값도 치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보류지 3가구에 대한 매각공고를 냈다. 세 가구 모두 입찰기준가가 분양가의 2배를 넘는 가격에 책정됐다. 입찰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받는다. 

분양가 16억~17억원대인 전용 59㎡는 보류지 입찰기준가 35억원에 나왔다. 분양가 27억4000만~29억7000만원대에 공급됐던 전용 107㎡B는 58억원에, 42억4000만원대에 분양된 전용 155㎡는 80억원에 입찰에 나왔다.  

이는 인근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24일 신고가인 36억원에,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33억원에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는 지난달 12일 55억~57억원에 손바뀜됐다. 

보류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향후 소송 등 변수와 조합원 수 변화에 대비해 일반분양으로 공급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이다. 조합은 전체 가구 중 1% 범위 내로 보류지를 정할 수 있고, 가격은 조합 임의로 책정한다. 조합이 정한 최저 입찰가부터 시작해 최고가 입찰로 진행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시세 대비 저렴하게 나오기도 해 부동산 호황기에는 알짜 매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보류지는 수요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특히 중도금과 잔금 일정이 촉박해 현금부자가 아니라면 접근이 쉽지 않다는 진입장벽이 있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강남권 주요 단지들의 보류지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개포1동주공아파트(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재건축 조합이 25억5000만원에 내놓은 전용 59㎡ 보류지 매물이 매각되기도 했다. 이는 가장 최근 거래된 신고가(25억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앞서 이 단지는 작년 11월 같은 면적 매물이 22억~24억원에 나왔다가 외면 받으며 올해 3월 가격을 21억원대로 낮춰 매각된 바 있다. 

강남권, 신축 단지 쏠림 현상도 이번 보류지 몸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주변 아파트 시세가 오르니 조합 입장에서는 보류지 가격을 그만큼 올려도 팔릴 것이라는 판단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강남권 신축 아파트 수요는 꾸준히 높다보니 일반 시장가격도 계속 더 오를 것이라고 보고 조합이 시세 수준으로 보류지 가격을 책정한 것"이라며 "래미안 원펜타스는 강남권에서도 입지가 좋고 반포동은 개포동보다 공급이 많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보류지 몸값도 우상향할 것으로 보이며, 이번처럼 시세에 준하는 가격에도 충분히 매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8535건(25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31일)까지 신고기한이 남았지만 이미 전월 신고 건수(7482건)를 넘겼다. 집계 완료 시 2020년 7월(1만1170건) 이후 4년 만에 1만건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래가 급증하며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8% 오르며 22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래미안 원펜타스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 9만3864건이 몰리며 52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다. 당첨되면 20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돼 소위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