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수출, 겹겹이 악재…한은 "트럼프 당선 시 6%↓…해리스도 5%↓"

2024-08-26 12:00

[표=한국은행]
미·중 통상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이 6%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이 발표한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에 따르면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수출이 정체되고 지난해에는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는 등 대중 무역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GDP 대비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2000년 이후엔 1.3% 늘었지만 2010년 이후엔 0.9%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수출연계생산은 OECD 국제산업연관표의 수출 측 해외 생산 익스포저 개념으로 중국에서 최종 생산에 쓰일 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단계의 중간재를 포괄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10년부터 대중국 수출연계생산이 둔화된 데는 중국 내수 부진과 같은 단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중국의 산업경쟁력 향상과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한·중 간 생산 연계성 약화 등 중장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팬데믹 이후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 부채 누증 등으로 중국의 내수 부진이 심화됐다. 다만 지난해 말부터는 IT경기의 반등세에 힘입어 다시 증가 압력을 받고 있다.

또한 대중 수출연계생산은 △1990년대 후반 섬유·의복 △2000년대 화학·철강 △2010년대 석유제품 △최근 IT산업 등이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간재 자립도 상승, 동남아 국가로 생산기지 이전 등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정선영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2010년 이후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매년 GDP의 0.9%씩 평균적으로 증가한 것은 생산 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 효과(-0.7%)가 수요 호조(+1.6%)로 인해 상당 부분 가려져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중 통상갈등으로 심화된 글로벌 공급망 변화는 중국의 대미 수출과 우리나라에 대한 수입의존도 감소를 통해 우리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준 거시분석팀 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구조적 요인이 지속적으로 하방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 데다가 중국 쪽 수요가 좋지 않고 미중 갈등에 따른 수요·공급측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해 우리 대중국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더 나아지긴 어렵다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중 통상갈등에 해리스 대통령이 당선 시 바이든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관세인상안을 그대로 가져간다고 가정하면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3%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안에 EU까지 동참하는 경우엔 5%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판하면서 반도체와 전기차, 태양광패널 등 180억달러(약 24조6000억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관세 인상안을 발표했다. 

트럼프 후보 측에서 공언한 대로 관세인상이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은 6% 이상 감소한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이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입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정 팀장은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우리 경쟁산업도 기술혁신을 통한 레벨업이 긴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