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서 난해함만 쏙 뺐다"…서울세계무용축제 9월 1일 개막
2024-08-08 17:50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35편 작품 선봬
"모두가 즐길 프로그램으로 작품 편성"
"모두가 즐길 프로그램으로 작품 편성"
“현대무용이 일반 시민과 친해질 수 있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이종호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2024) 예술감독은 8일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27회를 맞는 서울세계무용축제는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과 삼일로창고극장 등 서울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21회의 공연을 통해 35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연에는 한국 포함 9개국이 참가한다.
이 감독은 작품 선정 시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주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일반 시민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너무 난해하지 않되, 수준이 있는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편성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년간 추상적인 현대무용이 유럽을 포함해서 전 세계를 주도했다”며 “이에 대한 반성으로 ‘피지컬로 돌아가자’는 경향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내달 1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고블린파티&갬블러크루의 ‘동네북’은 브레이킹댄스의 배틀 문화에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안무가 임진호는 “폭력이 난무하는 할렘가에서 서로 경쟁하는 문화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무용수나 비보이가 생각하는 각자의 폭력을 유쾌하게 풀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항을 생각하면 동학농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이 생각나는데, 북을 치고 전진하며 저항하는 이미지에서 동네북이란 제목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의 2122.21222는 내달 3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 오른다. 2122.21222는 육체적 관계와 쾌락 추구 사이에 깃든 절정의 순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안무가 배진호는 “관객들에게 추상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각자 무용수들에 캐릭터성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모스인아트의 도깨비 꿈터는 11일과 12일 이틀간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상설전시영상 6개와 사운드 인터랙션 그리고 퍼포밍으로 구현된다. 안무가 임희종은 “2024년 청년들의 불안과 고민으로 도깨비 모습을 투영했다”며 “서울남산국악당에 설치된 항아리를 열거나 들여다보면 도깨비들의 불안이 담긴 영상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항아리는 청년 도깨비의 개인 공간이면서 고립돼 가는 불안의 공간, 관객과 도깨비 간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올해 서울세계무용축제 공연 일부는 은평문화에술회관에서도 이뤄진다. 축제를 통해 은평구 구민들이 손쉽게 현대무용을 접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교류를 시작으로 구민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