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묘엔 스구루 디렉터가 일상의 미묘한 감정으로 작품을 만든 이유

2024-08-05 09:26

최근 감정을 소재로 다룬 <인사이드 아웃2>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면 지난해 일본에서는 감정을 소재로 한 작품 전시가 누적 관람객 27만 명 달성, 숏폼 영상 1억 뷰를 기록했다.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인 그런게 아닌 감정, 누군가의 행동을 통해 착하다고 느끼는 감정, 너무 별로라고 느끼는 감정을 작품으로 만들어 낸 묘엔 스구루 디렉터와 이야기를 나눴다.
묘엔 스구루 디렉터 [사진= 김호이 기자]

 
대표님과 엔타쿠의 소개부탁드린다
-도쿄의 크리에이터팀인 엔타쿠의 대표 묘엔 스구루이다. 엔타쿠는 도쿄를 베이스로 한 크리에이터 아티스트팀이다. 도쿄에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고 있고, 작년에 한 전시회에 27만명이 왔다.
 
 
전시회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뭔가
-처음에는 굿즈, 상품 관련 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전시로 하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전시로 노선을 바꾸어 ‘너무 별로야’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

작업을 통해 소중하게 여기게 된 감정들이 있나
-전시 세 개중에 너무 착하잖아 전시회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눈치채기 힘든 좋은 사람들을 조명하는 전시다. 주변에 이런 사람도 있었구날를 새로 알게되고 내 얘기잖아, 하면서 나도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한국에서 인사이드 아웃2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인사이드 아웃이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끼친 게 있나
인사이드 아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이다. 감정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이 전시회를 기획하는 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
[사진= 김호이 기자]


전시회를 연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누적 관람객 27만 명 달성, 숏폼 영상 1억 뷰를 기록하며 일본의 핫 플레이스 열풍을 일으켰다.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을 예상했나. 디렉터님이 생각하시는 전시 성공 이유가 궁금하다
-이렇게 성공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7년 전에 일본에서 이번 콘셉트와 전혀 다른 콘셉트의 제 취미를 활용한 전시회를 했었다. 그때는 이렇게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성공비결은 SNS를 잘 활용한 것이다. SNS라는 것이 여러 감정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이 전시회의 콘셉트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여러 감정의 집합체가 SNS이기 때문에, 이 전시회의 컨셉과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첫 해외전시로 한국을 선택하셨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엔타쿠 멤버들이 다 k-pop을 좋아하고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전시회를 해보고 싶었던 것은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는 감정들이 국적 등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일상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이 시각화, 언어화 되어있는 것이 재밌었다. 관찰력이 대단하시다고 느꼈는데, 이러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았나
-일상에 있는 착한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어보자는 것이 기획의 첫 시작이었다. 그 테마를 결정한 것이 우리가 느끼는 착한 사람들을 찾는 계기가 됐다. 그 테마를 정하고 여러 에피소드를 찾으면서 좋은 문구들이 나왔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어떻게 정하나
-글자만 있는 것도, 일러스트만 있는 것도 있는데 더 많은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은 글자만 있는 것들을 사용하고 더 정확히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일러스트나 사진을 사용한다.
 
[사진= 김호이 기자]


개인적으로 일상의 너무 별로였던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인가
신발을 신은 후에 물건을 두고 온 것을 깨닫고 무릎걸음으로 가지러 갈 떄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저런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공감과 비공감이 공존해서 당황스러웠던 에피소드가 궁금하다
-나는 MBTI가 T인데 내가 무심코 던지는 말이 ‘그런게 아니거든’의 반응을 자주 받는다.
그리고 실제로 ‘비슷한 색깔의 립스틱 있지 않았어? 라는 말을 많이 한다(웃음).
[사진= 김호이 기자]


착하다는 기준은 모두 다른데 묘앤 스구루 디렉터에게 착하다는 기준은 뭔가
좋은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는 사람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의 세대차이를 언제 가장 느끼는가
- 세대 간의 감정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이 전시회는 z세의 반응이 컸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z세대뿐만 아니라 여러 세대의 반응을 얻있고, 세대에 상관없이 사람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일본에서는 남녀노소에 따른 감정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했고 해외도 그러한 지 궁금해서 해외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사진= 김호이 기자]


감정이 인간관계에 있어서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데 인간관계에 있어서 중요시 여기는 건 뭔가
-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전제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각자 다른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르다는 전제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뷰 중인 묘엔 스구루 디렉터와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엔타쿠가 원하는 팀원은 어떤 사람인가
- 엔타쿠에는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의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오면 좋겠다. 여러 가지 재밌는 기획들을 하고싶은데 그런 것들을 같이 해 나갈 수 있는 프로듀서가 있으면 좋겠다.

엔타쿠의 초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딱히 어려움은 없었다. 여러 가지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려움은 없었다. 서로를 리스펙하면서 만들어나가고 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이 SNS에서 유독 화제가 되는 것 같은데 어릴 때 자라온 환경이 작품활동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주나
- 훗카이도에서 자랐는데 훗카이도에는 아무런 문화적 컨텐츠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이랑 놀고 사람과 만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관찰하는 부분에서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sns가 묘엔 스구루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 저는 SNS를 계속 보는 SNS 중독자다(웃음). SNS를 보면서, 이 전시회를 알리는 데 SNS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SNS에서 얻는 정보들도 활용한다.
[사진= 김호이 기자]


어쩌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하게 됐나
- 계속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람을 돕고 기쁘게 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고, 그렇게 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인 덴츠(일본의 가장 큰 광고 대행회사)에 입사를 했다. 그곳에서 많이 배우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다. 지금은 독립을 해서 그곳에서 배운 것들과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컨텐츠 일에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작업들을 통해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
- 많은 사람들이 ‘이건 너무 착하다’, ‘이건 별로다’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같은 건지, 다른 것인지를 명확히 해나가고 싶다.
묘엔 스구루 디렉터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마지막으로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가는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저는 모든 소재를 일상 속에서 찾고 있다.
엔타쿠에서 친구가 하는 카페라는 타이틀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손님과 종업원 간의 경직된 관계에서 벗어난, 종업원이 손님에게 반말 등을 하며 편하게 대하는 카페다. 이러한 아이디어들도 일상 속에서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일상에 소재가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묘엔 스구루 디렉터와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