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운명의 날'…反韓 앞세운 나·원·윤 '합종연횡'

2024-07-22 16:29
막판까지 '진흙탕·자해' 전대 오명
네거티브 일색에 당원 관심도 '뚝'
韓 "과반1위" 羅·元·尹 "열어봐야"

한동훈(왼쪽부터), 나경원,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07.17[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2일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반(反)한동훈'을 기치로 선거 마지막 날까지 공동전선을 폈다. 반면 비방성 발언을 자제한 한 후보는 '대세 불변론'을 앞세워 투표를 독려하며 승부를 조기에 매듭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초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전대는 막판까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요청' 논란 등 후보 간 폭로전이 난무한 탓에 역대 최악이란 평가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나 후보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 발언에 대해 "이미지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라든지 듣도 보도 못한 일을 하는 위기의 순간에 이미지 정치하는 당대표가 나오면 어떡하나"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또, 야권이 추진하는 '한동훈 특검법' 때문에 여당이 '대표 리스크'를 지게 될 거라고 우려했다.

윤 후보도 같은 방송에 나와 "금도를 벗어난 발언"이라며 한 후보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그는 "전대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 자체가 앞으로 어떤 후유증을 가져올지 모르고, 자의성 폭로가 돼서 팀킬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며 당원들의 막판 표심이 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은 채상병 특검법이 '탄핵 목적'이라고 규정했는데 한 후보만 받자고 한다"며 "뭉쳐진 당의 입장을 언제까지 갈라놓을 생각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마지막 일정으로 수도권을 선택한 한 후보는 네거티브로 맞서는 대신 물밑에서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는 다른 당권주자들의 파상공세에도 불구, 사실상 승부를 뒤집기 어려울 거라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의 지지세가 강하게 관측되는 가운데 나머지 후보 캠프는 결선행 여부를 최대 변수로 꼽는 분위기다. 한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할 수 있다면 결선 투표는 양자대결로 진행되는 만큼, 마지막 승부수를 걸어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오후 발표된 선거인단 최종 투표율은 48.51%로 지난해 3·8 전대보다 6.5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당대표 경선에서 80%가 적용되는 당원 투표율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표 쏠림' 현상이 나올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후보 측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당원들이 실망해서 투표장을 이탈한 결과"라며 "한 후보 지지자 중 한 후보가 검증이 안됐다거나 실망한 분들에 대한 이탈이 있다고 본다"며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원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당에 뿌리가 약한 팬덤 현상이 우리 당을 많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당원들의 표와는 거리가 있는 결과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투표 결과를 예단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후보들이) 각자 이제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한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처음부터 어대한이란 프레임이 굉장히 굳어졌는데, 지지율 격차가 클 때는 정치적 효능감이 떨어진다"며 "예컨대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이명박 후보가 붙었을 때 투표율이 63%로 굉장히 낮았다. 차이가 클 때는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과반 득표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