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북러 밀착 경고했는데…트럼프 "김정은이랑 잘 지낼래"

2024-07-19 16:41
"김정은 날 그리워할 것…오르반은 터프한 지도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에게 호감을 드러내면서, 미국 동맹국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오르반을 ‘강력한 지도자’로 묘사하거나, 김정은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김정은)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권 시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다가 바이든 행정부 취임 이후 재개한 사실 등을 거론하며, 재집권시 북·미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한 트럼프는 "그(김정은) 역시 내가 돌아오기를 바랄 것이고, 그가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이런 발언은 한국을 포함한 유럽, 일본 등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일이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지난 10일 정상회의에서 북러 밀착을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나토는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러 간 관계 밀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주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레짐을 약화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더구나 트럼프는 연설 중 갑자기 “오르반은 강력한 지도자”라고 칭했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인 오르반은 푸틴의 측근으로 통한다. 최근 유럽연합(EU) 순회 의장을 맡은 오르반은 이달 2일 우크라이나를 찾은 데 이어 5일에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만났다. 이어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와 만나는 등 공격적인 외교 행보를 보였다.
 
오르반은 유럽연합(EU) 차원의 대러시아 제재에서 항상 반대 목소리를 내거나, 러시아와 인접한 나라들의 EU 가입을 막는 등 유럽의 대러 공세에 구멍으로 작용하는 인물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우크라이나의 동맹국인 폴란드 등이 친푸틴 성향인 오르반을 줄곧 비판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