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76주년] '개헌카드' 꺼낸 우원식...여야 대치에 "방송4법 원점 재검토"

2024-07-17 15:47
우원식 "尹에 공식 개헌대화 제안....국민투표할 것"
與 "거야 폭주와 입법 독주로 뿌리 흔들려"
野 "대통령 부부 방탄 위해 명분 없는 정치파업"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제헌절 행사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5부요인들과 사전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골자로 한 '개헌 카드'를 꺼냈지만 여야는 의사 일정 파행과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비난전을 펼쳤다. 우 의장은 경색된 여야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위한 범국민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우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헌절 76주년 경축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공식적인 '개헌 대화'를 제안하고 2026년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 의장은 "행정부와 입법부의 대표가 만나 논의한다면 실현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며 "개헌을 안 할 작정이 아니라면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무리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제정특별위원회부터 구성할 것"이라며 "의장 직속 개헌자문위원회를 발족시켜 논의 과정에서 국민적 공감과 합의 수준을 높이도록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22대 국회 개원식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76회 제헌절을 맞아 헌정회장으로서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는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여야 간 강대강 대치로 인해 22대 국회는 '개원식 최장 기간 지각'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여야는 이날도 대치 형국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을 향해 '의회폭거'라며 맹비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거야 폭주와 입법 독주로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민주당은 다수 의석 오만함에 취해 이재명 방탄 특검과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삼권 분립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민이 헌법에 따라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아무렇게 외치며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보복 정쟁의 수단으로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며 "법적 근거 없이 위헌적 청문회를 만들고 마구잡이 식으로 증인 채택하더니 마약에 취한 듯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주의 의미를 되새기고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날이지만 참담한 심정"이라며 "지난 2년 내내 대통령은 거부권과 시행령 통치를 남발했다. 입법권에 대한 폭력이자 주권재민 명시한 헌법정신을 파괴하는 시도"라고 일갈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역시 대통령 부부 방탄 위해 명분 없는 정치파업에만 정신이 팔렸다"며 "오죽하면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대폭 추락해 국제적 망신까지 사겠나, 국민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우 의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야당은) 방송4법에 대한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에게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하고 정상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이 문제를 논의할 범국민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