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상속연구소' 추진…상속시장 뛰어드는 은행·보험사

2024-07-15 19:00
관련 상표권 출원…상속·증여 규모 5년 새 108% 늘어
"상속신탁 시장, 급성장 예상…사업 기회로 활용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화생명이 상속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생명보험업계가 유언대용신탁 등 상속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한화생명도 이런 흐름에 올라타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최근 ‘헤리티지 플러스(Heritage Plus) 상속연구소’와 ‘에렌시아(Herencia) 상속연구소’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헤리티지와 에렌시아는 각각 영어와 스페인어로 ‘유산’을 뜻하는 단어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의 상표권 출원을 상속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한화생명 외에도 최근 생명보험 업계는 새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재산신탁 분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미 유언대용신탁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교보생명도 지난달 26일 재산신탁업 인가를 받으면서 종합재산신탁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상속 규모가 늘면서 보험업계는 상속시장에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상속 재산은 96조506억원으로 5년 전(35조7412억원)보다 168.7% 증가했다. 여기에 증여 재산을 포함하면 같은 기간 90조4496억원에서 188조4214억원으로 108% 늘었다.

상속·증여 규모가 늘면서 유산 상속이 ‘부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도 옅어지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40대의 48%, 50대의 42%가 상속이 이제는 부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42%로 집계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상속신탁 사업 관련 보고서에서 “5~7년 내 급성장이 예상되는 상속신탁 시장에 선제 대응해 관련 역량을 향상하고 이를 핵심 사업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은행권이 이미 맞춤형 금융(PB)을 중심으로 재산신탁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은 생명보험업계가 넘어야 할 산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작년 1분기보다 43% 늘어난 3조3000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산신탁 시장에서는 아무래도 은행들이 선점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후발주자인 보험업계가 어떤 차별점을 두고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