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72만원 벌때, 직원 100만원 번다...최저임금 인상 더는 못 버텨"
2024-06-27 15:25
'지불능력 고려한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직원이 100만원을 벌 때 소상공인은 72만원을 법니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은 27일 ‘지불능력 고려한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지불능력이 낮아진 상당수 소기업·소상공인은 법정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결정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재광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 등 10개 업종 대표들은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 비율은 업종별로 최대 41.2%포인트(p) 차이를 보인다”며 “이것은 지불능력 취약업종에서 제도가 작동하지 않고, 근로자 보호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은 농림어업(43.1%), 숙박·음식점업(37.3%), 기타서비스업(25.3%), 부동산업(24.5%) 순으로 나타났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노동생산성에 기인한 지불능력 차이까지 사업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생계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EITC(근로장려세제) 확대 등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들어오면서 안 그래도 무관세인 저가 수입가구와의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원가가 올라도 사실상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올라 문 닫는 가구업체들이 1년에 20~30개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인건비가 이렇게 터무니없으면 1세대 분들은 더 이상 못 버틴다”며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조금이라도 좀 내릴 방법을 강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은 한목소리로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데, 적자를 안 보려면 결국 사장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어 자투리 시간에 일하려는 주부, 어르신들도 안 뽑는다”며 “소상공인 업종도 좀 살 수 있게 지불 능력을 고려해서 최저임금을 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들은 쪼개기 알바를 구한다. 직원도 사장도 원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실질 최저임금은 1만1875원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3일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 실태 및 의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1.6%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인상될 경우 대응 방법에 대해 중소기업의 42.2%가 ‘대책 없음’, 35.0%가 ‘신규 채용 축소’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