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반복되는 흥정 도돌이표...최저임금 직접 영향권 소상공인은 나몰라라

2024-06-24 09:53

또 도돌이표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때마다 똑같은 말싸움이 반복된다. 노동자 측은 생계유지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받아야 한다며 최대한 높은 금액을 부른다. 반대로 인건비 절감으로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사용자 측은 동결이나 삭감을 주장한다.

최저임금 직접 영향권에 있는 소상공인 목소리가 외면을 당하는 것도 늘 반복되는 도돌이표다.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양자 대결로 귀결되는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정작 소상공인 목소리를 또렷하게 대변할 사람은 없다. 

이들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인건비 때문에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실제로 인건비를 부담하기 어려워 가족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거나 고용원 없이 '나홀로 사장'이 된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자리 앱 벼룩시장 조사 결과, 자영업자 두명 중 한명은 직원 없이 일하는 '나홀로 사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은 하루 평균 근무시간 9.8시간, 월평균 휴무일은 1.9일. 자영업자 10명 중 9명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감소했다고 답했다. 남보다 덜 쉬고 더 일해도 매출은 오히려 줄어드는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계속되는 경제 악화에 끝내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도 늘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2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4000명(-2.6%)이 감소했다. 가족이 일손을 돕는 형태인 무급가족종사자는 1만9000명(-1.9%) 줄어들었다.

이들이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없어도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편의점이나 카페, PC방 아르바이트 등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근로자에게는 사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고 고용주에게는 인건비 부담을 덜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들의 목소리는 잘 대변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누구보다 최저임금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와 있지만 외면 당하기 일쑤다. 

더는 시장에서 물건 살 때 흥정하는 듯한 논의를 멈춰야 한다. 누구보다 최저임금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더 올려달라", "지금도 많으니 내려달라"를 무한 반복하는 도돌이표를 멈추기 위해선 최저임금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소상공인들의 의견 청취와 이를 바탕으로 한 치열하고 견고한 논의가 우선 돼야 할 때다.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