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운용 순자산 10조·점유율 4위 질주… 배재규 사장 ETF 리더십 선두 추격 성과

2024-06-26 06:00
아이디어 상품개발 등 선택 넓혀
ACE 빅테크 ETF 수익률 97%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 [사진=한투운용]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순자산 총액 10조원을 넘기며 선두 주자 추격에 나섰다. ETF와 관련이 없는 부서도 자유롭게 상품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하고 이를 상품화하며 운용역까지 맡기는 배재규 사장 리더십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ETF 순자산 규모는 10조543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은 6.63%다. 지난해 말 4.89%에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점유율 기준 3위인 KB자산운용과 격차는 3.03%포인트에서 0.95%포인트로 줄었다.

국내 시장에 ETF를 들여오면서 'ETF 아버지'로 잘 알려진 배재규 사장을 영입한 게 주효했다. 취임 2년 만에 순자산이 2배 넘게 불어났다.

배 사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변경했다. ACE로 바꾸면서 상품들이 목록 최상단에 노출되는 효과도 누렸다. 하나자산운용이 '1Q'로 리브랜딩하면서 최상단에선 밀려났지만 ACE 브랜드를 대중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순자산 증가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빅테크에 집중한 상품의 역할이 컸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이다. 수익률이 96.84%에 달한다. 엔비디아 비중이 이날 기준 25.53%인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는 수익률이 56.14%다.

배 사장은 상품 출시에 공모펀드 운용역들이 참여하도록 적극 독려했다. ETF 부서가 아닌 타 부서 운용역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상품 개발을 한 뒤 직접 운용도 한다. 각자 전문성을 갖고 있는 영역에서 상품을 만들다 보니 경쟁사 대비 상품이 풍부해진 것도 강점이다.

8월 상장을 목표로 하는 'ACE 인도컨슈머파워액티브' ETF 운용은 해외주식운용부에서 한국투자인도5대대표그룹펀드를 운용역이 맡는다.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토, 알파벳(구글) 등 미국 빅테크주를 비중 있게 담은 'ACE 빅테크 밸류체인액티브' 4종은 글로벌주식운용부, 글로벌전략운용부, 글로벌퀀트운용부 소속 운용역들이 제안해 운용까지 맡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배 대표 취임 이후 ETF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전사적으로 투자자들에게 필요하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신규 ETF 출시를 위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며 "회사의 리서치, 운용 역량이 ETF 부문과 시너지를 내 순자산액과 점유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