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2990억 확충에도 신평사는 '글쎄'…수익성 개선 미지수

2024-06-24 16:16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규제·투자손익 의존 부정적
KDB생명 "신상품 포폴 마련하고 영업채널 강화"

서울 용산구 소재 KDB생명보험 본사 [사진=KDB생명]
 
KDB생명보험이 유상증자를 통해 2990억원의 자금을 확충했음에도 자본건전성 관리와 수익성 개선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매각 장기화로 인한 영업기반이 위축됐으며, 차환 부담이 크다고 신용평가사는 분석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21일 보고서를 내고 “KDB생명은 유상증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적정성 관리 부담은 여전히 크다”며 “시장지위와 수익성 개선 여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KDB생명의 K-ICS비율(신 지급여력비율)은 작년 말 업계 최저 수준인 117.5%에서 올해 3월 말 129.2%(잠정)로 올랐다. 한기평은 이번 유상증자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상회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생명보험회사 평균 232.8%(지난해 말 기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자본성증권(올해 3월 기준 6450억원) 차환 부담 또한 K-ICS비율을 개선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한기평은 시장 경쟁 강도를 고려하면 KDB생명의 시장 지위가 더 낮아질 수 있으며, 회사의 미흡한 채널경쟁력을 고려하면 계약서비스마진(CSM)과 보험손익 개선 속도도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안태영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대한 금융당국 규제 또한 실적 제고에 부정적”이라며 “투자손익 의존도가 높아 해외대체투자 평가손실 확대에 따라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 또한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2014년부터 KDB생명을 매각하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산업은행은 자회사 편입 등을 포함해 KDB생명의 가치를 높일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99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KDB생명은 자본 건전성 개선과 영업력을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KDB생명은 유상증자 대금 중 990억원을 지난 21일 조기상환 시점을 맞은 후순위채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 2000억원으로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사용한다. KDB생명은 최근 경영 효율화를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최근 ‘더블 찬스 종신보험’ 등을 출시했고 2024년 신상품과 상품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놓았다”며 “법인영업대리점(GA) 등 영업채널 영업력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자본 건전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