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 연 6~7% 증가...한국, 대만 거의 따라잡아
2024-06-19 09:19
SEMI 보고서, 2024년 6% 2025년 7% 증가 예측
대중국 반도체 제재 반대급부 중국 기업 생산량 급증
한국은 올해 처음 생산량 월 500만 돌파...대만 턱밑까지 추격
대중국 반도체 제재 반대급부 중국 기업 생산량 급증
한국은 올해 처음 생산량 월 500만 돌파...대만 턱밑까지 추격
1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발간한 '전 세계 팹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는 끊임없는 칩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2024년 6%, 2025년 7% 늘릴 전망이다.
전망이 현실화되면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은 2025년 8인치(200㎜) 웨이퍼 환산 기준 월 3370만장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23년 반도체 생산량이 월 2960만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년 만에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약 13.85%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SEMI는 제조사별로 반도체 웨이퍼 크기가 다른 것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가장 널리 활용되는 8인치 웨이퍼를 기준으로 환산해 국가와 업체별 생산 능력을 발표하고 있다.
SEMI는 "생성 AI 학습과 추론에 활용되는 데이터센터용 AI칩 수요 증가로 5㎚ 이하 초미세 공정 생산량은 2024년 13%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가 AI칩 처리능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가동함에 따라 2025년에도 초미세공정 생산량이 17%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 칩 제조사는 올해 전년보다 15% 증가한 월 885만장을 생산하는 데 이어 2025년에는 월 1010만장의 반도체를 만들며 전 세계 반도체 생산량의 3분의1을 점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후하옹반도체, 넥스칩, SMIC, CXMT(창신메모리) 등 중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중국 정부 지원 아래 반도체 제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SEMI 측은 분석했다.
반면 다른 국가의 반도체 생산량 증가는 연 5% 이하로 제한적일 전망이다. 우선 대만은 2025년에 들어 전년보다 4% 늘어난 월 580만장을 생산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올해 사상 최초로 반도체 생산량이 월 500만장을 돌파하는 데 이어 2025년에는 월 540만장을 생산하며 대만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2025년 기준 일본(월 470만장), 미국(월 320만장), 유럽&중동(월 270만장), 동남아(월 180만장) 순일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부문별로 보면 파운드리의 경우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과 중국 기업의 생산능력(캐파) 확대로 인해 생산량이 2024년 11%, 2025년 10% 늘어나며 2026년 월 1270만장에 도달할 전망이다.
D램의 경우 고성능 AI칩에 필수로 여겨지는 HBM 수요 급증이 생산량 증가를 견인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1개의 AI칩당 4~6개의 HBM D램이 연결됐다면 앞으로는 8~12개의 HBM D램이 연결되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D램 제조사는 HBM에 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D램 용량(비트)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9%씩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낸드 플래시 시장은 시장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측됐다. 2024년에는 용량 증가가 없고 2025년에 들어서야 5%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 D램의 경우 D램 용량이 성능을 좌우하는 '온 디바이스 AI' 확산으로 고급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 용량이 기기당 8GB(기가바이트)에서 12GB로 확대될 전망이다. AI PC도 최소 16GB의 D램을 탑재하는 게 일반화될 것으로 SEMI 측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