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뱅 케이뱅크 상장예비심사 코앞…업비트 우려는?

2024-06-13 07:00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 신청…1분기 호실적에 기대감↑
업비트 과한 의존도에 우려도…예탁금, 전체 수신의 20%

[사진=케이뱅크]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재도전한다.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제휴를 맺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다. 상장예비심사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심사로, 이 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증권신고서 등을 제출한 뒤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지난 2월부터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관련 인력을 충원하는 등의 준비를 이어왔다.

케이뱅크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507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금융권에서는 상장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전년 동기(104억원) 대비 387.5% 성장한 규모다. 아파트담보대출 잔액 증가와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한 가상자산 시장 호황 등으로 수신이 25%, 여신이 6% 늘어났다.

고객수 증가도 상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케이뱅크 이용 고객은 최근 1000만명을 돌파하며 기업평가에 중요한 성장성을 한층 강조할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5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현재 가치와 케이뱅크를 단순비교하긴 어렵지만, 케이뱅크는 상장 후 3년간 높은 여신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은행권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경비율(CIR)이 20%대에 진입하는 등 카카오뱅크보다 앞서나가는 지표도 있어 이를 반영하면 기업가치는 5조400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업비트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케이뱅크는 2019년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업비트와의 제휴를 계기로 고객과 저원가성 수신을 빠르게 확보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케이뱅크 수신 잔액 24조원 중 업비트 예탁금은 5조원으로 전체 수신의 20% 수준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가상자산법) 시행으로 현 0.1% 수준인 이자율이 10배 수준인 1%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기업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가상자산법 시행으로 은행은 가상자산 이용자 예치금을 자본시장법상 명시된 투자자예탁금과 같이 운용해야 한다. 국내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은 연 1% 수준으로 금융권에선 법 시행 후 가상자산 역시 이용료율 1%로 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업비트에 내줄 이자가 0.1%에서 1%로 올라갈 때 업비트 예치금(5조원)에 대한 이자는 500억원에 달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당기순이익 대부분은 대출이자나 비이자이익이었고 업비트 의존도인 수수료 이익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올해 1, 2월 업비트를 통한 유입 고객은 10% 수준이고, 케이뱅크 자체 여·수신 상품으로 유입되는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에 업비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