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잔인한 5월'… 믿었던 외국인 마저 등돌려
2024-06-03 06:00
삼성전자 2조 순매도 등 급속이탈
한달간 360개 종목 신저가 경신도
한달간 360개 종목 신저가 경신도
국내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5월 말 급격히 이탈하며 대형주 부진과 함께 주가지수가 내려앉았다. 개인·기관 투자자도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상승세가 기대되는 미국 등 해외시장으로 향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월 2일 종가 기준 2683.65에서 31일 2636.52로 1.76% 떨어졌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867.48에서 839.98로 3.17% 하락했다. 27~31일(5거래일) 사이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2조8574억원에 달한 영향이다. 줄곧 순매수하던 외국인이 지난주 갑자기 한국 증시에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5월 한 달간 코스피·코스닥 360개 종목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등 실적이 악화한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저점을 경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일동제약, 하나제약 등 제약주와 현대제철, NI스틸 등 철강주도 신저가를 썼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삼성전자만 2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했다"며 "반도체 주가 정체기에 순환매가 이어지고 새 주도주가 등장한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현재는 화장품, 디스플레이, 음식료 등 밸류에이션이 싼 업종 중 주도주 탐색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반전된 '미운 오리' 신세"라면서 "미국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동안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작년 11~12월처럼 채권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때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도 해외 주식을 많이 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주요 기관투자자 외환증권 투자 잔액'이 3967억7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90억2000만 달러(약 12조4927억원) 늘었다. 한국거래소 통계상 기관은 5월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1조2834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그 8.8배(11조2755억원)를 1~4월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