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정부 R&D 자금' 전담은행 쟁탈전…신한·우리 등 3파전
2024-05-08 18:00
9일 경쟁 PT 발표 진행…'최대 1000억' 과학기술 R&D 혁신 펀드 관건
2조원 규모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을 관리할 새 전담은행 심사 막이 올랐다. 기존에 전담은행을 맡아왔던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더해 다른 한 곳까지 경쟁에 뛰어들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은행들이 조성할 ‘과학기술 R&D 혁신 펀드’ 출자 규모가 전담은행 선정에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연구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와 소속 기관 13개의 R&D 자금을 관리하는 시스템 ‘통합이지바로(EZbaro)’ 2기 전담은행을 찾고 있다. 2019년 구축된 통합EZbaro는 범부처 연구비 통합관리시스템이다. 전담은행이 맡게 될 자금은 약 2조원 규모다.
정부는 지난 3월 금융권을 대상으로 전담은행 선정 사업 설명회를 열었고, 이후 지난 3일까지 제안서 등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 참여한 은행은 총 3곳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국민과 농협, 하나은행은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사실상 신한·우리은행과 함께 5대 은행이 아닌 나머지 은행 중 한 곳이 입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들은 9일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정부는 17일까지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20일 세부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종 전담은행은 이달 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9월부터 2028년까지 약 4년 4개월간 R&D 자금 운영을 맡는다.
이번 제2기 전담은행 선정 심사에서 최대 관건은 각 은행의 ‘과학기술 R&D 혁신 펀드’ 출자 규모다. 은행들은 제안서와 함께 해당 펀드에 출자할 자금 규모를 적어냈다. 과기부가 이번 제2기 전담은행 주요 업무로 과학기술 R&D 혁신 펀드 출자와 관리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다만 제안서를 제출한 은행 모두 전담은행에 선정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각 은행과 협상이 성립된다는 전제하에 최대 선정 은행 수를 3개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3개 전담은행이 2조원 규모 R&D 자금 운영과 펀드 출자금을 나눠 맡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 부처 등 다른 기관이 은행을 심사하는 상황인 만큼 선정 과정에서 은행들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전담은행에 선정되면 단순히 자금을 관리하는 것 외에도 이로써 파생되는 영업 확장 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