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손잡고 中 반도체 맞대응 나선다

2024-04-06 11:07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담당 부위원장(왼쪽)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뱅에서 열린 제6차 미국·EU 무역기술협의회(TTC) 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의 저가 공세 등 시장·공급망 왜곡 행동에 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레거시(범용)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미국과 EU는 4∼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뱅에서 제6차 무역기술협의회(TTC) 장관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EU와 미국은 레거시 반도체에서 왜곡 효과나 과도한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非)시장 경제 정책과 관행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거시 반도체는 자동차와 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는 범용 제품이다. 인공지능(AI) 등에 쓰이는 첨단반도체보다 기술 수준과 가격이 낮으며 더 보편화된 기술을 사용해 성숙 공정(mature node) 반도체로도 불린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첨단반도체 제조 기술 확보를 견제해 왔다. 중국이 첨단반도체 기술을 군사력 강화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는 중국의 범용 반도체 산업 확대에도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 국가 안보·핵심 기반 시설과 관련된 공급망에 범용 반도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EU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양측은 각자 조사를 통해 파악한 범용 반도체 관련 비(非)시장 정책과 관행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양측은 "범용 반도체의 세계 공급망을 왜곡하는 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또는 협력적인 조치를 개발할 수 있다"고 공동성명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