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경기 하락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의 유동성 지원과 건설경기 회복의 선제적 지원을 위해 건설업계 보유토지 매입 절차에 착수한다. 

LH는 오는 5일부터 건설업계 보유토지 매입 절차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가 비상경제 장관회의에서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에 따른 조치다. 이번 1차 공고를 통해 우선 2조원(매입 1조원·매입확약 1조원) 규모로 매입하고, 하반기 2차 매입을 추가 시행한다.

LH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기업의 유동성 지원 및 건설업계 활력 회복을 위해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토지를 매입한 바 있다. 

올해 초 부동산 시장 위기 선제적 대응을 위해 LH는 부사장 직속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안정화 지원 전담 조직을 바로 신설하고 예산 확보 및 입찰·계약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신속하게 지원을 준비해왔다.

LH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 보유 토지를 매수하면 기업은 채무를 즉시 상환 및 조정해 금융 부담을 줄여 사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 아울러 PF 보증을 약속한 금융기관은 부실 우려가 있는 PF 대출 채권의 조기 회수 등이 가능해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 공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매입 대상은 토지 대금보다 부채가 커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기업이 올해 1월 3일 이전까지 소유권을 취득(공영개발지구 내 미준공 토지일 경우 대금완납)해 보유 중인 3300㎡ 규모 이상의 토지다.

해당 기업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LH는 서류심사, 현장조사 등을 거쳐 매입 적격 여부를 결정하며, 기업이 제시한 기준가격 대비 매각희망가격비율을 역경매 방식으로 개찰해 매입 대상을 최종 선정한다.

매입확약의 경우 매입 가격은 기준가격에 기업이 제출한 매각희망가격비율을 감안해 산정하며, 매매 대금은 전액 기업의 부채상환용으로만 지급된다. LH는 부채상환에 동의한 금융기관에 부채상환용 채권으로 직접 지급할 예정이다.

신청접수는 오는 26일까지 약 3주 동안 LH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할 수 있다. 현장 조사 등 매입 적격 여부 심사를 거쳐 6월 이후 매입토지 최종 선정 및 계약 체결을 진행한다.

매입신청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LH 홈페이지 또는 전자조달시스템에 게시된 '건설업계 보유토지 매입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아울러 LH는 오는 9일 경기도 성남시 소재 LH 경기남부지역본부에서 관련 건설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참석을 희망하는 기업은 별도 사전등록 없이 설명회 당일 현장 등록하면 된다.

이한준 LH 사장은 "안정적 주택 공급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 어느 때보다 공공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LH는 정부와 발맞춰 건설경기 회복과 부동산 PF시장 연착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