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vs 중형사, 3Q 실적 희비… "PF에서 갈린다"

2024-10-16 06:00
한투 영업익 2964억으로 39% 증가
5대 증권사 중 키움만 나홀로 감소
중소형 증권사, 채무보증 위험 발목
신규 PF도 어려워 신용하락 악순환

[그래픽=김효곤 기자]

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2분기부터 이어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해소될 것으로 보였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여전히 중소형사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국내 5대 증권사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001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03%(322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들 대형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2964억원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크고 미래에셋증권(2771억원), 삼성증권(2587억원), 키움증권(2475억원), NH투자증권(2204억원) 순으로 예상된다.
 
증가율이 가장 큰 증권사는 NH투자증권(86.15%)이었으며 미래에셋증권(60.08%), 한국투자증권(39.42%), 삼성증권(28.51%)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대형사들은 부동산 PF 리스크가 비교적 해소되고, 기업금융(IB)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반을 다졌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신용공여가 전 분기 대비 6% 증가하는 등 부동산 금융 사업 재개가 지속되고 있다”며 “채권발행시장(DCM)이 금리 인하 기대감, 보험사 자본 확충 수요 확대 등으로 활성화되면서 양호한 흐름세”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8.97% 감소해 조사 대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3분기(23조1435억원)보다 21% 줄어든 18조2276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국내 주식시장 개인투자자 점유율이 30%에 달하기 때문에 거래대금 감소가 직접적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와 추석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해외 주식 점유율은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핀테크뿐만 아니라 타 대형사에서도 이벤트를 확대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로 인해 방어적으로 경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중소형사는 전반적으로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기존 PF 규모가 작았던 회사를 중심으로 채무보증 잔액이 증가할 전망”이라면서도 “시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반등이라기보다는 아직은 현상 유지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중소형 증권사는 지난해 5월 적용된 채무보증 위험값에 대한 규제 변화로 더 이상 신규 PF를 진행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과거에는 채무보증 위험값이 대출위험값보다 낮아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들이 채무보증 위주로 영업을 확대했으나 그마저도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용등급 전망이 어둡다는 점도 신사업 추진을 꺼리게 하는 요소다. 증권사 신용등급은 자금 조달에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부동산 PF 관련 중·후순위 비중과 브리지론 등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가 대형사 대비 높아 신용등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신사업보다는 안정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중점을 두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