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초안 중간평가] 尹 '밸류업' 첫언급 두달 만 코스피 220p↑…금융·車 중심 성장

2024-03-20 05:1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높아지는 경제 불확실성과 대외 변수로 출렁이는 장세 속에 국내 증시가 금융·자동차·제약바이오 관련 업종 중심으로 부쩍 성장했다. 윤석열 정부가 올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처음 언급한 이후 이를 주목한 투자자들이 주요 저평가 종목과 주요 수혜 업종을 찾아내고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17일부터 이달 19일까지 두 달간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220포인트 이상 올라 9.04%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59포인트가량 올라 7.07%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은행(28%)' 'KRX 보험(28%)' 'KRX 증권(22%)' 'KRX 헬스케어(22%)' 'KRX 자동차(20%)' 등의 지수가 전체 시장을 넘어서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자본시장연구원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증시는 유틸리티, 기술, 산업재, 경기소비재, 금융 등 업종(섹터)을 가리지 않고 선진국 대비 낮은 주가-장부가 비율을 보여 "사실상 의료를 제외한 모든 섹터에서 국내 상장기업의 가치평가 수준이 낮다고 평가"된다. 그 원인 중 하나로 각 상장 기업의 현금배당·자사주매입 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주주환원율'이 낮은 것이 꼽힌다.

정부는 상장사가 스스로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이행하고 투자자와 소통하는 등 적극 참여 시 세제 등의 혜택을 얻도록 이 프로그램을 설계 중이며, 세부 가이드라인을 상반기 안에 낼 계획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정부가 나서서 증시 저평가 현상이 문제라는) 그런 고민 자체를 많이 못했다"며 "이에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방향성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정책과 시장의 작동 원리가 맞춰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증시 부양에 정부가 꾸준히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국정 과제로 삼았다는 점 자체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정부의 밸류업 정책 초안 발표 후 관련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 인식을 중요시 여기는 대기업, 금융기업, 공기업은 참여할 것이고 인센티브 없이도 충분히 다수 기업들 참여를 예상할 수 있다"며 "상당수 기업이 현재 수시 공시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공시 중이고 여기에 향후 ROE 목표, 성장 계획 등 추가만 하면 (밸류업 프로그램에) 충분히 참여 가능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