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도전장 내민 中 알리, 성공 가능성은

2024-02-20 19:20

[사진=알리]

중국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신선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최저가 공산품에 이어 신선식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국내 유통시장 장악력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시장이 이미 쿠팡과 컬리로 양강 구도가 굳어진 데다 물류·배송 경쟁력 측면에서도 시장에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가 최근 신선식품 인력 채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유통업체나 이커머스 업계에 근무했고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선식품·화장품(뷰티)·패션 등을 상품 기획(MD)한 경험이 있는 경력직 직원을 채용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해외 직접구매 서비스다. 국내에는 2018년 11월부터 진출했으며 지난해부터 한국 전용 고객센터를 열고 물류에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앱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56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MAU가 252만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알리가 신선식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도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확인된다.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는 초저가 공산품 외에도 시장 규모가 크고 반복 구매가 잦은 신선식품까지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을 통한 식품 거래액은 지난해 40조6812억원(통계청 자료 기준)으로 사상 처음 연간 40조원을 넘어섰다. 2019년 17조원에 불과했던 온라인 식품 거래액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매년 약 5조원씩 성장한 셈이다.
 
이에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르면 올해 안에 한국에 물류센터를 건설해 신선배송 판매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의 시장 확대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신선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선 물류센터 확보와 높은 배송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알리는 이 두 가지가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

특히 올해 안에 물류센터를 완공한다 하더라도 안정적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선식품 시장 선두 기업인 쿠팡과 컬리는 이미 냉장·냉동 물류센터와 저온 배송차량 등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물류센터 외에도 온라인 비즈니스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자체적인 물류센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된 신선식품을 발굴해야 한다는 점도 한계다. 시장 상황상 쿠팡과 컬리에서 판매 중인 신선식품과는 다른 가격 경쟁력과 라인업을 보유하지 않으면 높아진 소비자 안목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중국산 식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과 낮은 신뢰 문제를 딛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사인 쿠팡과 컬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다”며 “이런 부분이 보완되지 않는 한 단기간에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