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시청에서 남성 공무원의 성추행·성희롱 파문이 잊을만하면 재발되고 있다.

15일 익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공무원노동조합 한 게시판에는 새내기 여성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글이 올라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작성자는 “저에게는 수년 전 일이었지만, 아직도 그의 이름을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난다”며 “그는 ‘너희 동기들을 제치고 승진하려면, 그리고 국장까지 가려면 나 같은 멘토를 잡아야 한다’면서 가스라이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작성자는 “그 상사는 점차 늦은 밤 전화를 비롯해 듣기에도 불쾌한 가십거리, 불쾌한 신체 터치, 술 강요는 물론이고 ‘영화 친구가 돼 달라’,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서 각방 쓴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며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를 거절하면 ‘앞으로 공직 생활에 본인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협박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작성자는 “더는 여직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정헌율 시장은 이번 사안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직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괴롭힘에 대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는 곧바로 진상 규명에 착수하고 제보의 진위 여부를 파악해 강력한 징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익산시청에서의 남성 상사 공무원의 성추행·성희롱, 인격모독 발언이 이번에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7년에는 사무관급 간부 A씨가 직원들에 대한 성희롱 및 인격모독 발언을 일삼아 도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A씨는 시청 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여직원에게 ‘목걸이도 안하고 다니냐’며 목을 만지는가 하면, 귓불을 잡아당기거나 이마를 문지르듯 만기도 했다.

또한 다른 여직원에게는 ‘싱싱한 놈 만나라’, ‘왜 피곤해보여? 신랑이 안 재웠냐’는 등의 심한 수치심과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나에게 잘 보여야 근무평가를 잘 받을 수 있다’고 권력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A씨는 중징계가 내려진 후 행정소송에 나서 ‘해임처분은 과하다’는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이밖에 지난 2021년에는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의 직장 내 괴롭힘와 성희롱 의혹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이를 관리·감독하는 시청은 이렇다할 대책마련에 손을 놓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시민 박모씨(59·어양동)는 “다른 지역보다 유독 익산시에서 상사의 성추행, 성희롱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며 “익산시가 청렴도만 신경쓸 게 아니라, 상사의 성희롱이나 갑질을 예방하기 위해 제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