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어닝쇼크' 후 전략 수정… K-배터리株 압박 거세진다
2024-02-05 06:00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경영 실적을 발표한 뒤 보급형 신모델 비중 확대 전략에 나선다. 중저가 모델을 양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활용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중국 업체들에는 호재지만 고급형 배터리에 집중했던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더 거센 경쟁 압력에 처하게 됐다.
4일 IBK투자증권의 이차전지 산업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2만5000~3만 달러 수준의 저가형 차량(모델2 또는 모델Q)을 2025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 가격이 저렴한 신모델을 통해 매출 성장과 시장 저변 확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고급차'라는 등식에서 벗어나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나서면 원가 개선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은 전기차 주력 시장이 고급형에서 보급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10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현안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2020년 10%대였던 중국 기업 점유율이 2023년 40%를 넘었다. 한때 70%였던 한국 점유율은 57%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 한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합을 벌어야 한다.
유럽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시장에서도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하나증권은 12월 전기차 판매량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은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했고 유럽은 28% 감소해 유럽 매출 비중 60%, 미국 매출 비중 20% 수준인 한국 배터리 공급망(제조사) 입장에서 유럽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