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배터리 3사, 실적 희비... LG엔솔·삼성 SDI '울고' SK온 '웃고'

2024-11-04 15:22
SK온, 12분기 만에 첫 흑자전환…3분기 영업익 240억원
K 배터리, 4분기 반등도 '안갯속'..."내년까지 어려워"
차세대 전지·ESS로 돌파구 마련..."수익성 확보에 집중"

SK서린사옥 전경 [사진=SK그룹]

국내 배터리 3사가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SK온은 12분기 만에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4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각 사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을 통해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모색할 방침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캐즘(일시적인 수요 정체기) 여파와 미국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 탓에 실적 반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448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따른 AMPC 혜택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17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SDI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1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1% 감소, 전기차 수요 둔화와 환율 영향으로 유럽 시장 내 각형 배터리 수익성이 악화됐다.

반면, SK온은 3분기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227억원 감소한 1조4308억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240억원을 달성하며 12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온은 고단가 재고 소진과 헝가리 신규 공장 초기 램프업 비용 감소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SK온은 대외적 불확실성 지속, 수요 확대 지연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노력과 고객사 정산 활동 등에 힘입어 분기 영업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4분기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새로운 보조금 제도나 세금 감면 정책의 변화도 우려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는 "내년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내후년부터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요가 늘고 있는 북미 ESS 시장을 겨냥해 LFP 기반 ESS 제품 생산을 준비 중이며, 46 시리즈 배터리 샘플 양산도 연내 착수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력용 삼성배터리박스(SBB) 1.5 출시 및 유럽과 아시아 주요 OEM 향 신규 수주를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SK온은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 트레이딩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는 “보급형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LFP 및 고전압 미드니켈과 같은 저가 솔루션을 확보해 OEM들과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의 중장기 성장은 변함없을 것”이라며 “각형 배터리 등 시장 수요에 맞춘 기술 개발과 수주 활동을 통해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준 SK온 대표는 "SK온과 SKTI가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배터리 사업 부문은 원소재 소싱 경쟁력을 제고하고, 제품 원가를 개선하며, 트레이딩 사업 부문은 기존 석유 중심 사업 구조를 넘어 메탈 트레이딩 등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