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마켓 매출 1위 차지한 中 방치형 게임…韓 게임사도 뛰어들어

2024-01-22 15:17
'버섯커 키우기' 구글·애플 앱 게임 매출 1위 기록
세븐나이츠 키우기·소울 스트라이크 등도 인기몰이

'버섯커 키우기'가 22일 오전 기준 양대 앱 마켓에서 게임 부문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사진=모바일인덱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방치형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쉽고 간편한 게임성이 부각되는데, 방치형 게임은 이러한 단순함을 극대화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 준다는 평가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의 '버섯커 키우기'가 지난 20일부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앱 마켓에서 게임 부문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버섯커 키우기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먼저 1위에 올랐고, 뒤이어 구글 플레이에서도 리니지M를 제치고 1위 자리를 가져갔다.

버섯커 키우기는 전형적인 방치형 게임이다. 버섯 캐릭터가 자동으로 적들을 물리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해 가며 성장하는 구조다. 이용자는 복잡한 조작 없이 전투 중에 캐릭터가 얻는 각종 장비와 펫, 스킬 등을 제때 장착하기만 하면 된다. 레벨업 등 성장속도가 빠르고 아이템도 즉각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집중을 끊임없이 유도한다. 그러면서도 캐릭터 성장을 위해 복잡하게 머리를 쓸 필요가 없도록 전반적인 난도를 쉽게 했다.

게임을 종료하더라도 다시 접속하면 오프라인 접속 보상이 넉넉하게 주어져 잠깐씩 시간이 날 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과금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각종 과금 상품을 내놓아 꾸준히 이용자들의 과금을 유도하는 것도 특징이다. 패키지 하나당 1만원 이하인 경우도 많아 이용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이러다 보니 이용자들이 소액으로 여러 번 과금을 하면서 매출 순위도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방치형 게임은 그간 주로 중소·해외 게임 개발사들이 많이 제작해 왔다. 지난해 국내에서 인기를 끈 '픽셀 히어로', '레전드 오브 슬라임'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넷마블이 유명 지식재산권(IP)인 '세븐나이츠'를 소재로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하고, 구글 플레이 매출 2위에 등극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지난 17일 글로벌 출시한 신작 '소울 스트라이크'가 대표적이다. 소울 스트라이크는 이날 기준 구글 플레이 인기게임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세븐나이츠 키우기와 소울 스트라이크 모두 이러한 방치형 게임의 문법을 충실히 따랐다. 캐주얼한 그래픽의 캐릭터가 자동으로 전투를 하며 스스로 경험치를 쌓고 레벨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얻은 각종 보상들을 활용해 캐릭터를 육성한다.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플레이 가능하지만 1만원 이하의 다양한 아이템 패키지와 배틀패스 등을 마련해 더욱 쉬운 육성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구매를 유도한다. 전반적으로 쉬운 플레이와 짧은 시간 동안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 등에서 '숏폼(짧은 동영상)'이 유행하는 현상과 방치형 게임의 인기를 엮어서 보기도 한다. 방치형 게임 역시 짧은 시간을 플레이하면서도 캐릭터들이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숏폼과 유사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기존 유행했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는 다소 다른 경험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짧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니즈에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지난해 9월 출시한 방치형 게임 '세븐나이츠 키우기'. [사진=넷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