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8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위해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소집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는 데 실패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가 컸음에도 여전히 내부 이견이 있던 탓으로 풀이된다.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의견을 들었다. 의견이 모였다기보단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며 “필요한 절차가 조금 남아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친 후에 제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결정 시점과 관련해선 “시간을 많이 끌지는 않겠다”며 “다만 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의사 결정을 해야 할 과정이 남아 있어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오는 20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절차와 관련해 공개와 비공개 모두 의견 수렴을 해야 하는 과정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실상 비대위원장 인선을 위한 당내 추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는 약 200명의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부터 진행돼 2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회의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다수 여론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이 한 장관 추대 여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지금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야 한다. 지지율이 설명하지 않느냐”며 “8대 2 정도로 일방적이었고, 영남의원 2명 정도가 반대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한 장관의 등판 시점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등 비토 여론도 만만치 않아 지도부도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석 의원은 “한 장관을 대놓고 반대하는 의견은 못 들어봤다”며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 조기 등판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언급했다. 박덕흠 의원도 “반대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지금 나오기는 아깝다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태호 의원도 “(한 장관에) 반대하는 목소리보다는 이 상황에서 어떤 분이 좀 시대적 상황과 민의를 이끌어 갈 것인가 그런 부분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오늘 회의와 관련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의견을 수렴하고 조만간 비대위 구성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중진회의와 15일 의원총회를 진행했고, 이날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비대위 구성을 위한 의견 수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