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김범수도 나선 카카오모빌 '택시 수수료'…독과점 체계 탈피한다
2023-11-13 18:37
17년 만에 수염 민 김범수 "연내 구체적인 쇄신안 마련"
카카오모빌리티, 13일 택시업계와 연쇄 간담회
큰 틀에서의 합의안 도출‥연내 세부 방안 마련키로
카카오모빌리티, 13일 택시업계와 연쇄 간담회
큰 틀에서의 합의안 도출‥연내 세부 방안 마련키로
카카오가 택시 수수료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까지 전면에 나섰다. 일단 택시업계와 공정배차 외에도 수수료, 가맹 구조, 근무환경 등 전반적인 문제를 손질하기 위한 큰 틀에서의 합의안은 도출했다. 세부 방안은 연내에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적인 비판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늦장 대처'라는 비판이 크다.
김범수 센터장 “연내 카카오 전반 쇄신안 내놓을 것”
김 센터장은 13일 오전 일찍 경기 성남시 카카오모빌리티 본사에서 3차 카카오 공동체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했다. 앞선 1·2차 회의는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진행했지만, 이날은 인근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로 장소를 옮겼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커진 '택시 수수료' 논란을 그룹 차원에서 민감하게 조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7년 동안 길렀던 수염도 모두 밀었다.
김 센터장은 연내에 카카오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쇄신안을 내놓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서비스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초심과 같은 새로운 카카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단체와 릴레이 간담회
택시업계는 이 자리에서 가맹사업 주체 변화와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했다. 택시 단체가 가맹사업 주체를 맡는 게, 수수료 인하 효과를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목적지 미표시제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카카오모빌은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에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 호출만 이어주는 일반 택시에는 목적지를 표시한다. 이 때문에 '콜 골라잡기'를 우려하는 이용자들이 웃돈을 주고라도 가맹택시를 타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후 고객 이탈을 염려한 택시기사들이 어쩔 수 없이 가맹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악순환이 형성됐다.
카카오모빌-택시단체, 큰 틀에서 합의점 도출…연내 세부안 마련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인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가맹 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가맹금(로열티) 명목으로 받고 있다. 해당 매출 중 16~17%는 운행 정보 제공·마케팅 참여 등의 업무제휴 계약을 맺은 가맹 업체에 제휴 비용으로 지급한다. 실질 수수료는 3~4% 수준이다. 이를 타사와 유사한 체계로 단순화한다. 현재 다른 가맹택시인 우티·타다 라이트 등은 2~3% 수준의 수수료를 일괄 적용하고 있다.
공정배차 역시 추후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기준이 되는 배차 수락률 외에도 다양한 요인을 추가한 배차 시스템을 도입한다. 가맹 운영 구조도 택시의 의견과 정책을 반영할 수 있도록 손질한다. 전반적인 근무환경도 개선한다.
다만 구체적인 수수료 개편 방안 발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양 주체는 일단 연내로, 개선안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관련 협의체도 구성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날 두 차례 회의 외에도) 당분간 비슷한 성향의 회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여러 의견을 모두 조율해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택시업계에서는 추가 회의가 2주 후쯤 열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