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시진핑 "호주와 협력 확대해야"…호주 총리 "긍정적 회담, 시 주석 초청할 것"

2023-11-07 08:30
양 정상, 경제 협력 필요성 인정
호주 와인, 관세 제재 해제 가능성
남중국해 영토, 오커스 등 장애물로 남아





 
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7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을 확대하는 데 뜻을 함께 했다. 

7일 로이터 통신·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앨버니지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국과 호주 관계는 올바른 개선과 발전의 길로 들어섰다"며 "이를 보게 돼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앨버니지 총리에게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국-호주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도움이 된다"며 "양국 모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호주는 평화적 공존 속 상호 이해와 신뢰를 쌓으면서 전략적 파트너십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호주와 함께 더 많은 3자와 다자 협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중국과 호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혼란에 빠트리려는 어떠한 시도도 경계하고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휘틀럼 전 호주 총리에 사의를 표했다. 시 주석은 "중국에서는 물을 마실 때 우물을 판 사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중국 인민은 우리를 위해 우물을 파준 고프 휘틀럼 전 총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휘틀럼 전 총리는 냉전 시대이던 1973년 호주 총리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했고 양국 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인물이다. 앨버니지 총리의 이번 방문은 휘틀럼 전 총리의 방중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 

앨버니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양국은 차이점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동시에 상호 관계에서 이익이 있다는 것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은 긍정적이다. 양국의 굳건한 관계는 미래에 유익할 것"이라며 시 주석을 호주로 초청할 뜻을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는 양국의 경제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은 호주 와인이 좋다는 점에 확실히 동의했다"며 "방해받지 않는 무역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중국 소비자와 호주 수출업체 모두에 유익하다는 점을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호주와의 무역 갈등 이후 호주산 와인에 218%의 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시 주석은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우리는 다양한 견해의 교류를 재개하고 일부 문제를 해결해 왔다"며 "이제 중국과 호주 관계는 올바른 개선의 길로 들어섰다"고 화답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취재진과 만나 "시 주석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다만 호주의 지지를 명시적으로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호주의 정상회담은 대체로 긍정적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과제도 남아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이 유엔 해양법 협약에 위배된다는 국제상설재판소(PCA) 판결에 호주가 지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점도 양국 관계의 우려 사항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앨버니지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오커스에 대해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