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연체율, 3년 반만에 최고치···부실 경고음 더 커졌다
2023-10-25 15:40
8월 대출 연체율 0.43%···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 추이
신용대출 중심 오름세···주담대 연체율도 1년새 2배 '껑충'
금융당국 "과거보다 안정적"이라지만···연체율 더 뛸수도
신용대출 중심 오름세···주담대 연체율도 1년새 2배 '껑충'
금융당국 "과거보다 안정적"이라지만···연체율 더 뛸수도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한 달 이상 원리금 상환이 지연된 잔액 비중을 말한다. 연체율은 지난달보다 0.04%포인트, 1년 전보다 0.19%포인트 상승해 지난 2020년 2월(0.43%)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그동안 대출 만기연장·이자 상환유예 등으로 부실을 눌러왔지만, 최근 금리인상 기조 속 정부 금융지원도 하나둘 종료되면서 부실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은행들이 분기 말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잠시 진정되는 듯 보였으나, 이 역시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연체율을 부문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이 전년동기대비 0.20%포인트 오른 0.47%를 기록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증가폭이 컸다. 이 중 대기업대출은 전년동기와 같은 0.13%를, 중소기업대출은 0.25%포인트 상승한 0.55%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38%를 기록해 1년 전보다 0.17%포인트 뛰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은 0.12%포인트 상승한 0.24%를 기록했다. 주담대 제외 가계대출 연체율(신용대출 등)은 0.76%를 기록해 0.34%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부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3개월 새 가계부채를 조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급선회했지만, 연체율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 앞서 당국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우회를 막기 위해 DSR 주담대 산정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제한했다. 또 DSR 규제 예외적용을 받았던 특례보금자리론의 일반형 상품 판매도 지난달 말부터 중단했다.
민간 은행지주 내 연구소에서도 금융권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날 '2024년 금융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자영업자와 한계기업,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와 경기회복이 지연될 때 부실이 표면화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