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건전성 지표 '빨간불'…건설·부동산업 연체율 역대 최대

2024-07-14 17:02
금융권 건설·부동산업 대출잔액 최대…부실 대출 우려↑
비은행 연체율·NPL도 역대 최대…예년보다 큰 폭 증가
한은 "부동산PF 부실 위험 증대…위험 적극 관리해야"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로 건설·부동산업의 대출 잔액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면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의 건전성 지표는 2년 새 빠른 속도로 악화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9년 만에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황 침체가 금융부실로 이어지지 않게 정부의 적극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은행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 및 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전체 금융권 건설·부동산업 잔액은 각 116조2000억원, 500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건설업과 부동산업의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다. 대출 잔액뿐 아니라 부실 지표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악화했다. 특히 비은행권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통계 편제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각 7.42%·5.86%다. 저축은행, 상호금융(새마을금고 제외), 보험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연체율을 합산한 결과다. 1년 전인 2023년 1분기(3.38%·3.15%) 보다 2배 가량 늘었고, 2년 전인 2022년 1분기(1.79%·1.31%)와 비교하면 4배 가량 늘었다.

저축은행의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건설업이 19.75%, 부동산업이 14.26%로 나타났다.

건설업의 경우 2023년 1분기(4.41%)와 2022년 1분기(2.22%)에 비해 4.5배, 8.9배로 불어났다. 부동산업도 2023년 1분기(4.36%)와 2022년 1분기(1.82%)에 비해 매우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 양 의원은 "저축은행 사태 직후 2013년 건설업종의 이 비율이 30%를 웃돌았는데, 당시 수준에 빠르게 근접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업황의 전망도 밝지 않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산업점검 보고서를 통해 "공사비 상승, 미분양 증가 및 적재 등으로 인한 공사대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의 현금 흐름이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사업성 저하와 분양가 상승으로 부동산 수요가 위축되는 등 건설 업계의 침체가 장기화 될 것"이며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개선 방안으로 건설사의 PF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도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 의원은 "지방 부동산 시장은 크게 침체돼있어 지방 중소 건설사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높은 연체율이 금융부실과 지역 경제위기로 가는 고리를 차단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도 최근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 부진 지속과 건설 원가 상승 등으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은 다소 증대된 상황"이라며 "비은행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부실자산에 대한 경·공매를 통해 적극적으로 위험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표=양부남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