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경쟁 속도전···세계 1위 장비사 AMAT 새 플랫폼 '비스타라' 발표

2023-08-31 09:00
300여명 4년간 연구···국내 공개는 처음
타사·다수 반도체 챔버 호환 솔루션
삼성·SK 등 메모리 부문서 검증 진행

메모리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 환경을 보다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차세대 장비가 시장에 나오면서다. 수율(양품 비율)은 물론 생산성 등을 극대화하며 메모리 개발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새 플랫폼의 선제적인 도입 여부가 향후 HBM 시장에서 희비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1위 장비사’ AMAT, 새 플랫폼 ‘비스타라’…“4년 매진”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코리아는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새로운 웨이퍼 생산 플랫폼 ‘비스타라(Vistara)’를 발표했다. AMAT는 전 세계 1위의 반도체 장비업체다. 비스타라를 국내에서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스타라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다. 이를 개발하기 위해 AMAT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공정 기술, 생태 효율성 설계 팀 소속 엔지니어 300명 이상이 4년 이상 개발에 매진해 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10개 이상의 사내 전문가 집단이 비스타라 개발에 함께했다.
 
특히 △유연성 △인텔리전스 △지속가능성 등 세 가지 축을 기반으로 한다. 기존 플랫폼은 최대 6개까지 챔버(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장비)를 장착할 수 있었지만, 비스타라는 12개까지 가능해졌다. 또 챔버의 크기 역시 소형, 중형, 대형 등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AMAT는 향후 경쟁사의 다양한 챔버까지 비스타라에 호환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업계에서 경쟁사 챔버를 탑재할 수 있는 장비는 없다. 실제 호환이 가능해진다면 반도체 제조기업은 보다 다양한 솔루션을 택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30일 경기도 성남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코리아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장대현 AMAT 메모리 식각 기술 총괄이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수지 기자]
“메모리 먼저 검증 시작”…삼성·SK, HBM에 활용 주목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HBM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비스타라는 먼저 메모리 분야에서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비스타라의 최초 물량은 현재 모든 주요 메모리 고객사에 인도됐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고객사를 통해 검증을 받는 단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역시 검증을 진행 중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메모리 제조 과정 중에서도 ‘식각(에칭)’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의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 양산 과정에서 생산성, 수율 극대화를 비롯해 비용 감축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HBM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HBM은 생산 난도가 높은 고성능 메모리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늘어난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생산의 효율성 향상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AMAT 관계자는 “비스타라는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만들어져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정확한 양산 시기는 고객사마다 다르겠지만, 주요 메모리 고객사에는 모두 인도된 상태이며 그다음으로 리딩 파운드리, 시스템 분야 등도 인도를 준비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HBM3E [사진=SK하이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