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 AMAT에 1심 승소...끝나지 않은 전쟁
(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7년만의 승리. 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싸움은 아니었다.
지난 10일 주성엔지니어링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가 지난 2004년 대만 지방법원에 제기한 특허 소송 1심 판결에서 승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와의 소송전에서 승리함으로써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과시한 것. 하지만 이번 승소로도 주성이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양사가 오랜 기간 치르고 있는 특허 관련 분쟁 가운데 ‘빙산의 일각’이다.
지난 2007년에는 주성이 AMAT의 자회사를 대상으로 특허침해금지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양측이 모두 한차례씩 승리와 패배를 맛보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하고 있는 것.
특허전쟁의 주인공은 ‘샤워 헤드’. LCD 패널 관련 장비인 'PECVD(플라즈마 화학 증착기)관련 장비로 LCD 패널 전(前)공정에서의 핵심 기술이 집약돼 있다. 8세대급 장비는 대당 가격이 100억이 넘는 고가의 장비로 양사는 이와 관련해 수차례의 소송을 진행중이다.
아울러 이번 승소는T1심 판결로 AMAT의 항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와 LCD 부문에서 압도적인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는 대기업을 상대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국내 장비업체가 오랜 기간 특허에 역량을 소모하는 것 역시 부담스럽다.
다만 주성이 AMAT와 팽팽한 특허전쟁을 펼칠 수 있는 것 역시 국내 장비 기술이 크게 도약했음을 반증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AMAT는 이 부분의 최강자는 글로벌 시장을 독점했다. 후발주자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시장에 진출하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한 것.
업계 관계자는 “LCD용 PECVD 특허소송은 세계 시장에서 두 기업이 벌이는 기술 경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두 기업의 시장 점유율이 걸린 문제이자 국내 장비 산업의 도약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