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人사이트] 구광모 LG그룹 회장, 글로벌 광폭 행보···'ABC' 미래 사업 직접 드라이브

2023-08-19 06:00
스위스, 일본, 미국, 프랑스, 베트남 등 해외 거점 찾아…"직접 발로 뛰어 성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현장경영으로 미래 사업의 성장을 견인한다. 올해 들어 연이어 해외 출장을 통해 경영 일선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다. 실천의 리더십으로 임직원에 앞서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ABC' 사업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비전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점진적으로 구축해 나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최근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이 열린 스위스 방문을 시작으로 3월 일본, 4월 미국, 6월 프랑스 및 베트남 등 국내를 넘어서 해외 주요 거점을 직접 찾았다. 지난달엔 LG그룹의 유럽 전진기지로 통하는 폴란드를 방문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 동행에 함께한 4대 그룹 총수는 구 회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현장경영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폴란드는 LG그룹에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LG전자를 비롯해 LG이노텍,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총 5개의 생산법인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폴란드에서만 LG의 총생산액은 127억 달러에 달한다.
 
구 회장이 현장경영에 집중하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사업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접 발로 뛰는 경영을 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내기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그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수익 사업을 정리했다면 이젠 ‘미래 준비’에 경영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5월 사장단협의회에서도 그는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만들어 내면서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미래 사업 육성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르면 다음 달에도 구 회장은 사장단 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 상황 등 전반적인 사업을 점검할 전망이다.
 
특히 구 회장은 인공지능(AI)·바이오(Bio)·청정기술(Cleantech) 등 이른바 ABC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54조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구 회장이 직접 ABC 사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LG AI연구원 등 자체 연구개발(R&D) 시설을 지속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AI 분야가 꼽힌다.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처음 공개한 지 약 2년 만인 지난달 이보다 진화된 ‘엑사원 2.0’을 발표했다. 구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긴 보람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은 LG AI연구원은 구 회장이 취임한 후인 2020년 설립됐다.
 
이 밖에 배터리 소재 등 급성장이 전망되는 시장도 일선 현장을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구 회장은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 양극재공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피고 글로벌 공급망 전략 등을 점검했다. 청주공장은 LG화학 양극재 생산의 핵심 기지로 글로벌 생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구 회장은 방문 당시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의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선도적 경쟁 우위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