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人사이트] M&A승부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5년 달려온 그룹체질 개선 레이스, 한 걸음 남았다

2023-08-26 06:00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15년 만에 성공시키면서, 한국의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의 탄생이 예고됐다.

“한화의 방산분야 사업을 한국판 록히드마틴처럼 키우자”는 김 회장의 목표도 이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라는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의 출범은 그룹의 방산부문뿐 아니라 에너지 부문과의 동반성장 효과도 크게 기대되고 있어, M&A(인수합병) 승부사인 김 회장의 결정을 두고 시장에서는 호평을 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6월 한화오션 경력직 상시채용 공고를 올린 이후 이달에는 전 계열사에서 대규모 인력채용에 나섰다.

올해 처음으로 있는 대규모 채용으로 특히 우주, 방산, 조선 부문에서 많은 인력을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이 그동안 M&A를 통해 숙원사업인 방산, 우주부문의 기틀을 마련한 만큼 대규모 인력 채용을 통해 본격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옛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수를 통해 항공기 엔진, K-9 자주포 등 항공과 육상 관련 방위산업에 본격 진출을 시작했다.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인수 이후에는 군함에 탑재되는 ‘한국형 함정 전투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한화오션의 출범으로 한화는 전투체계뿐 아니라 함정·잠수정을 직접 제작·공급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전투기를 제외한 국내 전략무기 전반에 손을 댈 수 있게 됐다.

재계는 김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서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M&A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가 KAI 재매각 작업에 다시 나설 경우 한화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라는 분석이다. KAI 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 노동조합의 극심한 반대 등에 부딪혀 중단된 KAI 매각이 최근 사내에서 우호적인 여론이 생기면서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그룹 내부 관계자는 “그룹의 방침을 알 순 없지만 항공사업에도 진출을 원한다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15년을 기다렸는데, KAI의 재매각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결정은 그룹의 방산 부문뿐 아니라 에너지 사업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을 통해 그룹 주력사업 중 하나인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와 관련해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주)한화 등과 연계해 생산부터 운송, 발전에 이르는 친환경 에너지 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한화 측의 설명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한화오션이 가진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가 선박 건조 능력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김 회장의 그룹 체질개선 작업이 한화오션 출범을 통해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라며 “김 회장의 한국판 록히드마틴 만들기 레이스도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후계자인 김동관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