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人사이트] 이재용 회장, 글로벌 인맥 다지기 총력…'뉴삼성' 도약 속도 낼까

2023-10-28 06:00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인맥을 단단히 하기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언론에 공개된 것만 해도 10개국 이상을 방문했고, 대통령 순방길에 동행하며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자처했다. 신성장 동력을 찾고 뉴삼성 기틀을 확립하기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 쌓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에 동행한 데 이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공식 정상 오찬에도 동석했다. 이 자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배석했다.

관례상 정상회담에서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배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사우디 측에서 우리나라 대표 기업의 총수가 참석해서 해당 장관들, 그리고 사우디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들과 직접 대화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네옴시티'를 포함한 중동 인프라 건설사업과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한 경제사절단인 만큼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도 재계 총수 7명과 함께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티타임에서 이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 바로 옆에 앉아 친분을 과시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행보는 해외 현장경영에서도 나타난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 행보로 중동을 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삼성전자 등 중동 지역 법인장들을 만나 현지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이어 베트남·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방문해 현지 사업장을 차례로 점검했다.

이어 1월에는 대통령 순방길에 동행해 UAE·스위스를 방문했고, 3월에는 일본에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으며, 같은 달 중국의 삼성전기 사업장인 톈진 공장도 방문했다. 4월에는 대통령 미국 순방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CEO 연쇄 미팅을 진행했으며, 6월에도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함께했다. 추석 연휴에는 이스라엘·이집트·사우디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지난 주말 삼성의 심장부라 불리는 한남동 승지원에서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올해로 발족 30주년을 맞은 LJF는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삼성전자와 일본 내 반도체·휴대폰·TV·가전 등 전자업계 부품·소재 기업들의 협력 체제 구축을 제안해 1993년 시작된 모임이다.

이번 LJF는 2019년 이후 4년 만의 대면 행사로 열린 데다 이 회장의 취임 이후 첫 주재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이다. TDK, 무라타 제작소, 알프스알파인 등 일본 전자 부품·소재 분야 8개 협력회사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회원사들과 함께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자고 다짐하는 한편 AI(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듯 이 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까닭은 뉴삼성 도약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고금리, 고물가에 이어 미·중 갈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점찍은 AI, 로봇, 차세대 통신과 같은 분야는 기업 간 기술 협력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오너 개인의 네트워크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사우디 확대회담을 마치고 오찬장으로 향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