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향하는 태풍 '카눈'…다음주도 폭염 지속

2023-08-03 15:25

기상청은 3일 제6호 태풍 '카눈'이 이날 오후 9시부터 동중국해상에서 정체한다고 설명했다. 동중국해상에서 정체하는 태풍에 의해 고온다습한 열기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기상청]
제6호 태풍 '카눈'이 매우 느린 속도로 동중국해상에 정체하면서 우리나라는 당분간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소방당국 기준 지난해(7명)보다 3배 이상 많은 23명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태풍 카눈이 4일 오전 9시쯤 일본 규슈 남쪽 해상을 향해 동북동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때 이동 속도는 시간당 1㎞ 속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태풍이 정체하면서 우리나라로 뜨겁고 습한 공기가 유입돼 무더위가 더 심해지겠다.  

카눈은 4일 오전 9시 오키나와 서쪽 380㎞ 해상에 이르겠다. 이후 카눈 남쪽 적도저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적도저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동풍을 따라 이동할 전망이다. 북서쪽으로 향하던 카눈은 일본 규슈 남쪽 해상을 향해 동북동진하겠다. 

카눈은 6일부터 7일까지 일본 규슈 남쪽 해상에서 동북동진을 거듭하다가 8일 이후 북진 또는 북북동진을 시작하겠다. 다만 카눈 예상 경로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위도 기압계와 상호작용하는 고기압 지향류를 따라 이동하겠지만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느릿느릿' 태풍에 무더위 한동안 이어져···"온열질환 주의"
카눈이 느린 속도로 이동함에 따라 기압계가 정체되면서 낮엔 불볕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한동안 이어지겠다. 대기 불안정에 의한 강한 소나기도 내리겠다. 낮 동안 지상 공기가 급격하게 뜨거워지면서 하층 공기가 상층 공기보다 뜨거운 상황이 만들어져 대기가 불안정해지는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비가 내리면서 습도는 올라가겠다. 

기상청은 오는 13일까지 중기예보 전망에서 "대부분 지역에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은 아침 기온이 24~28도, 낮 기온이 30~36도로 예보됐다. 

폭염 상황이 지속되면서 온열질환 주의 경보도 켜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올해 폭염 대책 기간인 5월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자는 23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배가량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누적 13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64명에 비해 220명이나 많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18명이 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근무 1단계를 가동했다. 폭염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태풍 카눈 한반도 도착 '미정'···강원영동·제주 강수 예보
한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예보되지 않았다. 다만 카눈에 의한 바다의 높은 물결엔 대비가 필요하다. 카눈이 동중국해에 정체하면서 당분간 제주 해안과 남해안, 서해안에 너울이 유입되겠다. 갯바위나 방파제를 넘을 정도로 높은 물결이 밀려오겠다. 

특히 5일까지 해수면이 높은 대조기이므로 해안가 저지대에에서는 침수에도 대비해야 한다. 6일부터 9일까지 카눈과 주변 기압계 사이에 동풍이 불면서 강원 영동과 제주에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