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최근 공판에서 배우자의 변호인단 해임신고서 제출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신과 해당 변호인단이 검찰 회유에 응하고 있다는 배우자의 주장을 "오해"라고 일축하고, 해당 변호인단과 재판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25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41차 공판에서 “현재 변호인(법무법인 해광)에게 계속 도움을 받고 싶다. 집사람이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해임은) 제 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의 부인 A씨는 전날 재판부에 법무법인 해광에 대한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해당 변호인단이 검찰 측에 협조적인 태도로 변론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을 방청하던 A씨는 "(이 전 부지사가) 변호사에게 놀아나는 것 같다. 정신 차려야 한다"면서 "하지도 않은 일을 왜 했다고 얘기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검찰이 회유하고 있다. 만약 그런 판단(선임 유지)을 하면 가족으로 도와줄 수 있는 권리와 의무도 다 포기하고 싶다"고 반발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과 경기도의 관련성을 줄곧 부인해 왔지만 최근 기존 진술을 일부 변경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먼저 방북 비용 대납을 요구했고, 이를 이 대표에게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전 부지사는 지난 21일 옥중 서신을 통해 "김 전 회장에게 이 지사의 방북도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면서 "쌍방울에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재판에서 "수사 기록이 외부로 유출되거나 증인신문 녹취록이 (이재명 대표) SNS에 공개 게시되는 등의 일이 자꾸 일어난다"며 "외부 세력에 의한 재판의 독립성이 훼손될까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면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에 대해 ‘제3자 뇌물죄’ 적용도 검토 중이다. 제3자 뇌물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주는 경우에 성립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대표 등이 대북송금 사실을 인지를 했다고 하더라도 직접적인 이익으로 이어졌다고 볼 것이냐 아니면 간접적인 제3자의 이익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제3자 뇌물죄와 직접 뇌물죄 적용 여부가 갈릴 것이다. 다만 직접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있었다고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는 입증이 비교적 더 쉬운 제3자 뇌물죄로 의율하는 편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