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법정시한 D-3…시급 1만원 시대 열리나

2023-06-26 16:05
최저임금위 이번주 2차례 전원회의 개최
노동계 "1만2210원" vs 경영계 "동결" 이견

지난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최저임금 동결 촉구 결의대회'에서 소상공인연합회원들이 '최저임금 인상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법정 심의 기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일과 29일에 잇달아 전원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막바지 논의를 벌인다.

경영계가 요구해 온 업종별 차등 지급은 무산된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길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27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29일에는 제9차 전원회의를 각각 연다. 29일은 법정 논의 시한 마지막 날이다.

올해 핵심 사안은 경영계 요구인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과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돌파 통과 여부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앞서 지난 22일 제7차 전원회의에서 찬성 11명, 반대 15명으로 최종 부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업종 구분 없이 동일한 최저임금액을 적용한다.

남은 전원회의에선 인상 폭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노동계는 7차 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210원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26.9% 많다.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하면 월 255만1890원 수준이다.

노동계는 관철에 힘을 모으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26일부터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이 결정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농성 시작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1만2210원은 저임금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고,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앞줄 왼쪽 셋째)과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인상·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조현미 기자 hmcho@ajunews.com]


경영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제8차 전원회의에서 동결 또는 인하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다.

경영계 인사로 이뤄진 사용자위원들은 7차 전원회의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어려운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련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최대 6만9000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 공익위원이 중재 역할을 한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공익위원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2.7%,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4.5%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2.2% 빼서 나온 수치인 5.0%를 인상률로 확정했다. 올해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인상률은 4.74%(1.6%+3.5%-0.36%), 금액은 1만76원이 된다.

법정 심의 기한을 지킬지도 관심사다. 최저임금제는 1988년 도입됐다. 심의 첫해인 198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6차례 심의 가운데 법정 기한을 지킨 건 9번뿐이다. 지난해에 시한을 지킨 것도 2014년에 이어 8년 만이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 5일이다. 이의 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