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실적 부담에…카드사 1분기 인건비 '제자리걸음'
2023-06-18 14:51
전업 카드사들이 고정 지출을 최대한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악화가 이미 가시화했고, 향후 분위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했다. 매번 실적에서 큰 부담이 됐던 인건비를 최저수준까지 낮췄고 통신비, 판매 촉진비 등 사사로운 부분까지 세세한 관리에 돌입했다.
18일 각사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의 합산 인건비(급여+복리후생비)는 4595억원으로 전년 동기(4516억원)보다 79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동기에 350억원이 늘었던 데서 증가 폭이 77%가량 축소됐다.
하나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3곳은 인건비가 줄었고, 현대카드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이 중 하나카드의 인건비는 작년 1분기 375억원에서 올 1분기 241억원으로 36%나 줄었다. 우리카드(298억원→270억원)와 삼성카드(1136억원→1064억원)의 감소 폭도 각각 9.4%, 6.3%에 달했다. 현대카드는 작년 1분기 595억원에서 올 1분기 599억원으로 단 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타 고정비용들도 모두 줄어드는 추세다. 신한카드는 광고선전비를 작년 1분기 70억에서 올 1분기 35억9500만원으로 대폭 축소 시켰다. 하나카드와 현대카드도 이 비용을 각각 15.7%(24억8300만원→20억9400만원), 3.8%(193억3200만원→186억100만원)씩 줄였다. KB국민카드는 통신비용을 13억1400만원에서 5억4900만원으로 58%가량 줄였고, 현대카드도 62억원에서 47억원으로 15억원가량 감축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 이유는 1분기 가시화한 ‘실적 쇼크’다. 7개 카드사의 1분기 합산 순익 5725억원으로 전년 동기(7569억원)보다 24.36%가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이익률) 역시 1.2%로 작년 동기(2.0%)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이 성숙기에 진입한 상황에 이를 타개할 방안도 마땅치 않아, 일단 각사별로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연회비 대비 고객 혜택이 높은 '혜자카드'의 상품 운용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진행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방향을 잡은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