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60.2% 찬성…국민 10명 중 6명 "자체 핵개발 지지"

2023-06-05 15:40
통일연구원 "핵보유 필요성 하락은 '공론화' 영향 받았을 것"
대다수 국민 "미국, 핵우산 정책 신뢰"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 [사진=연합뉴스]

핵보유 찬성 여론이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60.2%를 기록했다. 

통일연구원은 5일 'KINU 통일의식조사 2023: 한국의 핵개발에 대한 여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15일부터 5월 10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대면 조사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핵보유 찬성여론은 2021년 71.3%로 가장 높았다가 지난해 69%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60.2%로 떨어졌다.

한국이 핵개발을 시도할 경우 닥쳐올 수 있는 경제 제재 등 여섯 가지 위기 가능성을 제시하고 핵개발 필요성을 물은 결과에서는 핵개발에 동의하는 비율이 36~37%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구원은 "2021년에서 2023년 사이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이 오히려 빈번해지고 대중국 관계가 악화됐다는 점등을 고려하면, 핵보유 필요성 하락은 국내정치적 요인 및 자체적 핵보유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장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일부 정치인 혹은 전문가 중심으로 진행된 한국의 독자적 핵보유에 대한 논의가 대중으로 확산하면서 핵개발 및 보유에 따르는 여러 문제점과 비용 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핵을 남한에 재배치할 것을 요구하는 여론은 2021년 61.8%에서 올해 53.6%로 떨어졌다. 다만, 대다수 국민들은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신뢰했다. 응답자의 72.1%, 국민의힘 지지자의 85.3%가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또 68.5%(국민의힘 지지자 75.6%)는 핵우산 정책 때문에 북한이 한국을 핵으로 공격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에 비해 한·중 관계가 더 나빠졌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약 13% 증가했다. 미국이 중국보다 패권경쟁에서 우위에 서기를 바란다는 응답은 53.4%로 중국 우위 선호 9.9%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이다. 통일연구원은 통일, 북한, 통일·대북 정책, 북한이탈주민, 남북통합과 안보관, 주변국에 대한 국민 인식과 그 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대면조사로 2014년부터 자료가 축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