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장동 일당 배임액 '4895억' 공소장 변경 허가…이재명과 동일

2023-06-05 14:05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장동 일당'의 배임 혐의 액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기소 혐의를 반영해 '651억원+α'에서 '4895억원'으로 변경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당초 대장동 일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검찰 1차 수사팀은 2021년 11월 이들을 기소할 때 공소장에 배임 혐의 액수를 최소 약 651억원으로 판단했다. 예상 택지개발이익을 평당 분양가 1500만원 이상에서 1400만원으로 축소함에 따라 전체 이익이 4898억원에서 3595억원으로 줄고, 지분 절반을 가진 공사가 차액인 1303억원의 최소 절반을 손해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새로 구성된 수사팀은 대장동 사업의 총 이익이 9600억원이고 공사는 이 중 70%인 6725억원을 받아야 했는데 실제로 환수한 이익은 확정 이익 형식으로 가져간 1830억원뿐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그 차액이 공사의 손해액이라고 계산했고, 검찰은 이 대표를 기소할 때  이같은 배임 액수를 공소장에 기재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대장동 일당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변경된 공소사실에 의하면 그동안 해왔던 증거, 혹은 그에 포함돼 있지 않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증거조사나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내 3개 재판부가 배임 외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 대장동, 위례신도시 관련 사건을 나눠 진행하고 있는데, 이날 재판에서도 검찰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재판과 병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들 간에 의견이 나뉘었다. 김씨와 정씨 측은 "병합하는 것이 오히려 신속한 심리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남씨와 유씨 측은 "병합하는 것이 효율성과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유리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체적으로 보면 병합이 적절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심리 진행 정도가 너무 차이가 나서 병합을 하게 되면 올해 안에 심리가 종결될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증거 인부가 우선 끝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