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먼저보기] 배터리·자동차·조선, 친환경전환 호재···"車수출, 반도체 대신 무역수지 이끌듯"

2023-04-07 05:40
친환경 운송 수요 급등에 호실적
유통도 코로나 해소로 실적 개선

올해 1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주요 산업권이 대부분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배터리와 자동차, 조선 산업은 오히려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와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운송수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진행되고 있어 오히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면서 유통 산업도 큰 실적 개선을 앞두고 있다.

6일 금융투자사 리서치센터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국내 산업군별 주요 기업을 살펴본 결과 배터리와 유통, 자동차, 조선 산업 등 4개 산업권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배터리 산업권(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합계 769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5812억원 대비 50.9%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망치가 실현된다면 국내 9개 산업권 중 가장 수익성 개선폭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산업권 상위사 5곳의 영업이익 합계도 지난해 1분기 4조4175억원 대비 28.5% 늘어난 5조6772억원이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매출도 67조9450억원에서 78조2962원으로 11.8% 늘어날 전망이다.

조선 산업 상위 4개사는 올해 1분기 97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8442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 규모가 크지 않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지속됐던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이들 산업권은 전기차와 천연액화가스(LNG)·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운송수단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운송수단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지속되고 있어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차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자동차 판매 호재로 관련 부품업계도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당분간 자동차 산업이 국내 무역수지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보다 64.2% 증가한 65억2000만 달러로, 2월 56억 달러에 이어 한 달 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조선 산업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탄소 배출 규제를 강화해 선박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8년 대비 70%까지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구형 선박을 폐기하고 국내 조선사가 기술 강점을 보유한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조선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약 70척의 LNG운반선 신조 발주를 예상했다. 또한 2032년까지 연평균 60척 발주 규모로 수요가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이나 자동차나 배터리, 조선은 상황이 나쁘지 않고 하반기에도 좋을 것 같다"며 "다만 중국 등 경쟁국과의 시장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 산업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된 덕에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하는 유통 대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46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556억원 대비 30.2%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성상영 기자, 고은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