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창 G20 대사 "좋은 통계에서 합리적 정책 나온다"
2023-03-20 06:00
그리스 신화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로 현재의 통계 비유
선거 여론조사, 코로나19 등으로 통계 왜곡 문제점 지적
"정확하고 비판적인 통계 지식 없으면 쉽게 속을밖에"
선거 여론조사, 코로나19 등으로 통계 왜곡 문제점 지적
"정확하고 비판적인 통계 지식 없으면 쉽게 속을밖에"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악당이다. 그는 자신의 여인숙에 들어온 손님을 침대에 눕혀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나 머리를 자르고, 작으면 사지를 잡아 늘여 죽였다.
통계와 데이터에도 '현대판 프로크루스테스'는 숨어있다. 통계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감추고 왜곡되고 부정직한 통계를 전면에 내세우면 우리는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할 수도, 중요한 특성을 놓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경고를 한 인물이 국내외에서 경제 정책의 이론과 실제를 두루 살펴본 국제금융 전문가라면 진실은 더 섬뜩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송인창 주요20개국(G20) 국제협력대사는 19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출간한 공저 '세상을 바로 보는 힘, 통계 안목'을 출간한 이유를 "지금은 경제와 관련한 데이터가 쏟아지는 세상"이라며 "통계를 해석할 땐 본인이 통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비판적으로 보지 않으면 쉽게 속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의 부제를 '프로크루스테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살아남기', '조작된 데이터와 숫자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망치는가'로 명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송 대사는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 국제금융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관료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근무했고, 아시아인프라은행(AIIB)에서는 초대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G20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국제협력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송 대사는 최근의 여론조사를 예시로 들어 통계 왜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선을 비롯한 선거 여론조사는 한날 발표된 결과도 큰 차이를 보여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며 "기본적으로 선거나 정치가 여론조사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론조사는 선거 흐름을 읽는 일종의 도구로만 사용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여론조사를 통해 정당 후보자를 선택하는 식으로 오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는 서로 다른 이상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하지만 우리는 몇십년 동안 정책과 이념을 떠나 '이기는 선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설득하고, 주장에 따라 중간의 절충점을 합리적으로 찾는 과정이 사라지고 인기투표 과정만 남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4%에 불과한데 1%의 지지율을 받는 후보자의 지지자가 여론조사에 100% 답변하면 이 후보자는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받는다. 지지율 1%가 20%가 되는 왜곡이 발생하는데 이런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자를 결정하면 정치문화도 망가지고 적절한 후보를 뽑는데도 문제가 된다고 봤다.
코로나19 방역통계에 대해서는 "처음엔 바이러스 자체를 퇴치할 목적으로 일일이 확진자를 추적조사했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라며 "상황이 바뀐 만큼 목적에 맞는 통계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초기엔 확진자, 백신접종률과 관련된 통계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우리 의료 시스템이 어느 규모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 백신을 어느 정도의 주기로 맞아야 국민 건강증진에 최적인지 알 수 있는 통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대사는 "코로나가 진화를 하듯 우리의 방역통계도 진화해야 한다"며 "국가별로 통일되지 않은 확진자수를 내세운 K방역의 성공을 더이상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좋은 통계와 나쁜 통계를 가려낼 줄 모르면 부정직하고 부정확한 통계는 넘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송 대사가 "국가 차원에서는 좋은 통계가 있어야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고, 개인 차원에서는 인생에서 후회나 억울함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좋은 통계에서 좋은 인생과 좋은 세상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계와 데이터에도 '현대판 프로크루스테스'는 숨어있다. 통계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감추고 왜곡되고 부정직한 통계를 전면에 내세우면 우리는 제대로 된 의사 결정을 할 수도, 중요한 특성을 놓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경고를 한 인물이 국내외에서 경제 정책의 이론과 실제를 두루 살펴본 국제금융 전문가라면 진실은 더 섬뜩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송인창 주요20개국(G20) 국제협력대사는 19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출간한 공저 '세상을 바로 보는 힘, 통계 안목'을 출간한 이유를 "지금은 경제와 관련한 데이터가 쏟아지는 세상"이라며 "통계를 해석할 땐 본인이 통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비판적으로 보지 않으면 쉽게 속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의 부제를 '프로크루스테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살아남기', '조작된 데이터와 숫자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망치는가'로 명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송 대사는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등 국제금융 분야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정통관료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로 근무했고, 아시아인프라은행(AIIB)에서는 초대 비상임이사를 지냈다. 현재는 G20 외교활동을 지원하는 국제협력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송 대사는 최근의 여론조사를 예시로 들어 통계 왜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선을 비롯한 선거 여론조사는 한날 발표된 결과도 큰 차이를 보여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한다"며 "기본적으로 선거나 정치가 여론조사 기반으로 움직이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여론조사는 선거 흐름을 읽는 일종의 도구로만 사용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여론조사를 통해 정당 후보자를 선택하는 식으로 오남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는 서로 다른 이상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가 중요하지만 우리는 몇십년 동안 정책과 이념을 떠나 '이기는 선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설득하고, 주장에 따라 중간의 절충점을 합리적으로 찾는 과정이 사라지고 인기투표 과정만 남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개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4%에 불과한데 1%의 지지율을 받는 후보자의 지지자가 여론조사에 100% 답변하면 이 후보자는 여론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받는다. 지지율 1%가 20%가 되는 왜곡이 발생하는데 이런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자를 결정하면 정치문화도 망가지고 적절한 후보를 뽑는데도 문제가 된다고 봤다.
코로나19 방역통계에 대해서는 "처음엔 바이러스 자체를 퇴치할 목적으로 일일이 확진자를 추적조사했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이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라며 "상황이 바뀐 만큼 목적에 맞는 통계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초기엔 확진자, 백신접종률과 관련된 통계가 필요했다면 지금은 우리 의료 시스템이 어느 규모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 백신을 어느 정도의 주기로 맞아야 국민 건강증진에 최적인지 알 수 있는 통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 대사는 "코로나가 진화를 하듯 우리의 방역통계도 진화해야 한다"며 "국가별로 통일되지 않은 확진자수를 내세운 K방역의 성공을 더이상 자랑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결국 좋은 통계와 나쁜 통계를 가려낼 줄 모르면 부정직하고 부정확한 통계는 넘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송 대사가 "국가 차원에서는 좋은 통계가 있어야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고, 개인 차원에서는 인생에서 후회나 억울함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좋은 통계에서 좋은 인생과 좋은 세상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