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냉방비 폭탄' 또 오나...SMP상한제 재시행 여부 촉각

2023-03-07 15:44
SMP상한제 2월 말 종료...전기요금 인상 압력↑
민간 발전사 손해 예상액 2조원가량...반발 커져
정부 상한제 재시행 놓고 고심...이달 말쯤 발표

[사진=연합뉴스]


올여름에는 난방비에 이어 에어컨 가동으로 '냉방비 폭탄'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시행으로 한시적으로 줄었던 한국전력의 적자 규모가 다시 불어나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2분기(4~6월)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어 올 여름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전이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가 지난달 말 종료됐다. 이에 따라 한전 적자 폭 확대 우려도 커졌다. SMP 상한제는 한전이 민간 발전사에서 사 오는 전기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제도다. 직전 3개월 간 전력도매가의 평균이 최근 10년간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보다 높으면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전은 국제 에너지값이 아무리 비싸도 10년 평균가의 1.5배만 적용해 전기를 구매할 수 있다. 

한전은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간 전기를 싸게 구입해 왔다. 정부가 SMP 상한제로 정한 전력구매단가는 킬로와트시(㎾h) 당 약 160원 수준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전의 막대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간 시행되면서 한전은 민간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SMP 상한제가 종료되면서 한전의 재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상한선을 걸어 억눌러왔던 도매가격이 정상화하면 종전보다 더 비싼 값에 전기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크게 불어난 한전 적자가 고스란히 전기료 인상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미 33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한전으로선 전기요금을 더 올리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선 SMP 상한제를 재시행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의 적자 폭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한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요금 인상 폭과 속도 조절론을 강조한 만큼 SMP 상한제 재시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SMP 상한제는 연속해서 3개월을 초과해 적용할 수 없지만, 종료 후 한 달이 지나면 다시 적용할 수 있어 정부도 재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도 크다. SMP 상한제 시행으로 민간 발전사들의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어서다. 대한태양광발전사업협회와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지난달 27일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SMP 상한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SMP 상한제 시행으로 발전사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3개월 간 SMP 상한제 시행으로 민간 발전사의 손해 예상액은 2조1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SMP 상한제를 다시 적용할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한전 적자를 고려하면 다시 시행하는 게 맞지만, 민간 발전사의 경영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SMP 상한제 재시행 여부는 이달 말쯤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