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록체인' 졸업하는 클레이튼, 생태계 대중화 속도 낸다
2023-03-06 18:05
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 "카카오와 재무적·법적으로 완전 독립…탈중앙화 가치 실현"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Klaytn)’이 법적·재무적으로 카카오에서 독립해 대중화를 위한 생태계 확대에 나선다. 카카오에서 관련 업무를 넘겨받은 비영리법인 ‘클레이튼재단(Klaytn Foundation)’이 암호화폐 ‘클레이(Klay)’ 발행과 기술 개발 관련 의사결정 과정을 파트너사와 이용자 커뮤니티에 개방적인 체계로 전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클레이튼은 2019년부터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운영해 왔다. 이후 클레이튼 운영권은 크러스트유니버스(이하 '크러스트')를 거쳐 카카오 지분이 없는 독립법인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어갔다. 운영 주체가 재단으로 변경된 만큼 까다로운 법률적 절차가 생략, 클레이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결정 속도가 좀 더 빠를 것이라는 평가다.
클레이튼재단은 6일 카카오 블록체인 관련 계열사 크러스트와 그라운드X 등이 입주한 서울 EG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클레이튼재단 운영 계획을 제시했다. 카카오와 독립된 재단 차원에서 클레이튼 기반 앱·서비스 개발과 운영을 장려하고 블록체인 대중화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2022년 초 그라운드X는 양주일 당시 카카오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해 국내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 ‘클립드롭스’에 주력하기로 하고 클레이튼 개발, 운영 관련 사업 일체를 크러스트에 이관했다. 이어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크러스트의 주요 인력이 재단으로 이동하면서 클레이튼 운영 주체가 다시 바뀌었다.
서상민 클레이튼재단 이사장은 “앞서 카카오가 클레이튼을 처음 (만들기) 시작해 성장 과정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거버넌스 카운슬(GC)’이라 불리는 의사결정 과정 참여자로 바뀐다”라며 “GC 참여자로서 이용자들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향후 카카오의 기여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탈중앙화 가치 실현을 위해 클레이튼 GC에서 참여자들이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참여자의 의사결정을 중재하고, 결정 사항을 실행하는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거래 검증과 노드(서버) 운영 방식을 ‘컨소시엄(허가)형’에서 ‘퍼미션리스(비허가)형’으로 전환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
앱·서비스 빌더 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한층 더 편리한 개발환경을 갖추고 정기 밋업 개최 등을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강화한다. 일반 이용자에게는 업종별 서비스 접점과 콘텐츠를 늘리고 파트너사와 함께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장점을 살린 메타버스 분야 레퍼런스 프로젝트를 선보여 이용자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기 발행된 클레이 수량 중 상당 비중을 소각하고, 운영에 따른 수량 증가(인플레이션)율을 낮춘다.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경제구조를 감소(디플레이션) 모델로 전환하고, 클레이에 블록체인 거래 수수료 외에 다른 인프라 수수료 역할을 만들어 암호화폐 추가 발행 없이도 생태계 운영이 가능한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
서 이사장은 “재단은 카카오와 재무적·법적으로 독립적인 비영리법인으로 싱가포르에 설립돼 있고 50명 정도 인력이 일부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일본 등 아시아아와 유럽에서 원격으로 일하는 구조”라며 “현재 재단이 보유한 일부 현금과 토큰 자산을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참여자 이탈로 성장 위기를 보인 클레이튼 블록체인 생태계가 올해 입지 확대에 나설 수 있을지 관건이다. GC 참여자 중 위메이드는 작년부터 자체 개발한 ‘위믹스3.0’ 사업을 강화하고 있고, 신한은행과 GS리테일은 탈퇴했다.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로 상징성이 있었던 ‘메타콩즈’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으로 전환했다.
클레이튼재단에 이관된 클레이튼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메타버스 신사업 비전과 글로벌 성장 목표를 내세운 카카오의 역할에 관심이 더 커질 수 있다.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VX, 카카오게임즈, 넵튠, 메타보라, 크러스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이 클레이튼 GC 참여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