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뷰 2023] 네이버클라우드, 한국어 특화 '챗GPT'로 글로벌 생성 AI 시장 공략

2023-02-28 00:02
하이퍼클로바X, 챗GPT 대비 한국어 6500배 더 많이 학습
삼성전자와 개발한 AI 반도체 각 세종에 적용
AI 인프라·서비스 등 강점으로 美 빅테크와 경쟁

[사진=김효곤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국내 반도체 강자 삼성전자와 개발한 AI 반도체를 자체 인프라에 탑재해 더 고도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는 7월에는 한국어 데이터 학습을 강화한 챗GPT 버전 '하이퍼클로바X'도 공개한다. 미국 빅테크 기업 위주인 현 생성 A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포부다.

27일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한 개발자 행사 '데뷰 2023'에서 기조연설 발표자로 나서 이러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자리는 네이버클라우드가 김유원·박원기 공동대표 체제에서 지난달 김유원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뒤 김 대표가 나선 첫 공식석상이다.

◆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확보한 기업만이 생존"

김 대표는 먼저 최근 화두인 챗봇 서비스 '챗GPT'를 언급하며 AI가 기술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활동과 개인의 일상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 특히 AI 기술 경쟁력이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요소가 됐다고 짚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사진=네이버]

김 대표는 "챗GPT를 보면 알 수 있듯 하이퍼스케일(대용량) AI는 기술 패러다임을 분명히 바꾸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은 더 이상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자체 기술·인프라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AI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김 대표는 "한국 IT산업을 대표하는 '팀네이버' 역시 초대규모 AI 상용화를 주도해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에서도 경쟁력 있는 국내 초대규모 AI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전 세계 기업이 활용 가능한 노코드 개발 플랫폼 '클로바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노코드는 코딩 등 전문 지식 없는 비전문가도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방식이다. 현재 상용화 단계인 클로바스튜디오는 스타트업과 여러 파트너사를 구성원으로 두고 있다.

◆ 하이퍼클로바X, 챗GPT 대비 한국어 6500배 더 학습

올 7월 출시될 하이퍼클로바X도 클로바스튜디오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이날 데뷰 2023에서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모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AI를 스타트업·파트너들과 공유해 AI 생태계를 만드는 데 노력을 경주했고 그 결과 일부 업체는 이미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했다. 따라서 적은 양의 데이터라도 기업·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하면 특정 분야에 적합한 AI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 총괄은 "어떠한 질문에도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답을 줄 수 있도록 개선돼 업무 생산성을 여러 영역에서 높여줄 수 있다"고 했다.

이 버전이 적용된 대표 사례도 소개했다. 가령 해외 기사나 논문 등 영어로 작성된 문서를 읽을 때 하이퍼클로바X가 쓰일 수 있다. 이를 탑재한 브라우저에서는 번역기를 거치지 않고도 영문 문서 내용을 핵심만 요약한 국문 형태 단락을 보여준다. 이용자는 읽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AI가 글 초안을 작성해주고 제목과 글 수정까지 해주는 사례도 언급했다.

이러한 고도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데이터센터(IDC)에 AI 반도체를 탑재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함께 개발 중인 AI 반도체 솔루션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연산·학습·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췄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10분의 1 크기여서 4배 이상 전력 효율성을 보인다. 이 반도체 솔루션은 연내에 오픈할 IDC 각 세종에 적용된다.

한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AI·데이터 관련 분야를 주관하는 정부 기관 세 곳이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방문했다. 총 19명으로 구성된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국가정보센터(NIC)·국가데이터관리단(NDMO) 소속 방문단 일행이다. 이들은 채선주 네이버 대외 및 환경·사회·투명경영(ESG)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과 만나 최신 기술과 방향성 등 내용을 공유하고 논의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