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알아서 잡초 뽑고 씨앗도 심는다"···'존 디어' 신기술 탑재한 무인 트랙터 선보여

2023-01-07 16:15

GPS와 카메라,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무인 트랙터가 밭을 지난다. 그냥 수확만 하는 게 아니라 다음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지나간 바퀴자국 속으로 씨앗과 물 비료를 집어넣는다. 농부는 모니터로 무인 트랙터가 작업한 면적이 지도상 얼마나 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된다.

'농슬라'(농기계의 테슬라)라는 별명이 붙은 글로벌 1위 농기계 기업 '존 디어'가 세계 최대 기술전시회 'CES 2023'에서 선보인 혁신 기술이다.

존 메이 존 디어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홀에서 "센서와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완전 자율 트랙터로 지난해 CES 때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는 인간의 운전 없이 농장에서 필요한 비료와 농약을 뿌리는 작업을 실시간으로 수행하는 자율주행 트랙터의 능력을 강조했다.

존 메이 CEO는 "과거 농업은 더 큰 기계를 사용하고 더 많은 씨앗과 영양분을 투입함으로써 성장해 왔지만 이런 접근법이 오늘날 효과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농촌의 노동력이 감소함에 따라 더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식량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문제를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존 디어가 제시한 것은 '머신러닝(ML)'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3년 전부터 존 디어가 CES에서 선보이는 자율주행 트랙터는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존 메이는 올해 내놓은 무인 트랙터에 대해 "컴퓨터의 딥 러닝과 데이터 분석 기능을 크게 강화했다"며 "임베디드(컴퓨터가 아닌 기계나 장치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와 GPS, 카메라를 모두 통합한 트랙터가 생산뿐 아니라 농지의 지질과 환경을 분석하고 다음 파종 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디어는 2030년까지 트랙터, 파종기, 제초제 살포기 등에서 완전 자율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트랙터끼리, 또 다른 기기와도 실시간 연결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강조했다. 여러 기계가 함께 농사 지어 인력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혁신 기술을 내놓은 존 디어의 전시관에는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 관람객은 하나같이 바다 건너 토지를 확인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무인 트랙터에 큰 관심을 표했다.

존 디어가 이같이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2월 발발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식량위기가 크게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쟁의 영향으로 세계 3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가 농사를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CES를 주최하고 있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AT)의 샤피로 회장은 올해 CES에 대해 "기술이 어떻게 세계의 여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진=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