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는 '똘똘한 한 채'…대단지·강남권 아파트 가격 '뚝'

2022-12-27 08:09
선도50지수, 동남권 실거래가 지수 역대급 하락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시장 한파에 '똘똘한 한 채'도 흔들리고 있다. 대장주 아파트 시세가 역대급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불패' 지역으로 여겨지던 강남권 아파트 실거래가도 급락하고 있다. 
 
26일 KB국민은행 12월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이달 KB선도아파트50지수(선도지수)는 전달 대비 2.58% 하락한 92.1을 기록했다. 지난달(-3.14%)에 이어 2009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둘째로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지난 8월 이후 넉 달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선도지수는 KB부동산이 전국 아파트 단지 중에서 시가총액(가구 수×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작성한다.
 
'똘똘한 한 채'가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KB부동산 시총 1위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8109가구) 전용 84㎡는 지난달 16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1월 거래가인 23억원에 비해 6억원 이상 빠졌다. 현재는 15억원대 매물까지 시장에 나오면서 3년 전 시세로 돌아갔다.
 
대형 재건축 단지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 전용 82㎡도 이달 22억66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이는 2021년 11월 신고가 32억7880만원보다 10억원 넘게 떨어진 가격이다.
 
한국부동산원 지역별 아파트실거래 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실거래가 지수는 154.2로 전달 164.5보다 6.29% 빠졌다. 해당 지수를 집계하는 전국 28개 권역 중 둘째로 하락 폭이 컸다. 1등은 세종(-6.76%)이었다. 동남권에서는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셋째로 하락 폭이 컸는데 1위와 2위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11월과 12월로 각각 6.75%, 6.57% 하락했다. 고가인 대단지 집값 하락이 오히려 더 가파른 상황이다. 이들 지역은 상승세가 비교적 최근까지 오랫동안 이뤄지며 이제 상승분을 반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 영향으로 앞으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는 다주택자 기본공제 금액을 9억원(1가구 1주택자는 12억원)으로 정하고 세율은 조정대상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2주택자까지 기본세율(0.5~1%)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지난 23일 통과시켰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 2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의 종부세 부담이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되는 등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는 데 부담이 적어지면서 결국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정부는 핵심지에 한 채만을 보유하도록 규제했다”며 “이번 정부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런 기조를 바꾸고 있어 앞으로 똘똘한 한 채 수요는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