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았다"…내달 2연속 빅스텝 가능성 '모락모락'

2022-10-12 18: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 이어 올해 마지막 남은 11월 금통위에서 또 한번의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되는 물가 상승과 환율 급등 속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당국 의지가 높은 가운데 다음 달 열릴 금통위에 대한 시장 경계심 또한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연 3.5%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 다수가 지금 말한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다만 그보다 낮게 보는 위원들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가 어느 수준에 이를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금리가 특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서 최종 금리가 멈추는 것이 아니고 다수 위원들이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는 차원"이라며 "5%대 이상의 물가 오름세가 지속된다면 그 원인이 수요 측이든 공급 측이든, 혹은 경기를 희생하더라도 금리인상 기조를 가져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으로 11월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대외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확답을 자제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완강히 부인하지 않아 일부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전 세계 경제가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고 환율이나 OPEC 감산으로 물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번에는 두 분이 반대했는데 11월엔 어떻게 갈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 금통위 내 분위기"며 "다음 달 FOMC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통위를 지켜본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인상 경로를 놓고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예상보다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회의에서 7명 중 2명의 금통위원이 소수의견(0.25%포인트 인상)을 제시하는 등 '빅스텝' 결정 과정에서 일부 이견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여전히 다음 달 금통위에서의 추가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선 여전히 5%대의 높은 물가 수준이 예상되고 있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인 만큼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한은 역시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차단하지 않고 있어 다음 달 빅스텝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금통위가 11월 추가 빅스텝을 통해 연내 기준금리가 3.5%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안 연구원은 "경기 여건만 보면 쉽지 않은 환경이나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중앙은행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는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설 명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자이언트스텝)으로 한·미 금리차가 100bp로 확대될 경우 경기 하강 국면에서 원화 가치 하락과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음 금통위에서도 연속 빅스텝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