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 3월 빅스텝 문 열려…최종금리 6% 공포 고개

2023-03-08 15:04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베이비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까지 내려온 금리 인상 속도에 다시 박차를 가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다. 빅스텝 예고에 ‘최종 금리 6%’ 비관론이 확산하는 등 월가는 바짝 움츠러들었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금리 인상 가속 페달을 다시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력하게 나왔다”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에 전망한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지표 전반이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나타낸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 0.5%포인트 인상을 되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0.75%포인트에 달하던 금리 인상 보폭을 올해 2월 0.25%포인트까지 좁혔다. 파월 의장은 지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회의(FOMC) 정례회의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다시 ‘속도’를 언급하자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16년 만에 최고치인 5.078%를 찍었고, 달러 인덱스는 3개월래 최고치인 105.77을 기록했다. 강달러에 엔화 가치는 달러당 137.9엔으로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월 0.5%포인트 인상 전망은 대세가 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3.5%에 달한다. 전날만 해도 해당 가능성은 31%에 그쳤다. 파월 의장 발언에 빅스텝 가능성이 단숨에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최종 금리 전망치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 금리가 5.5~5.75%를 찍은 뒤 12월까지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5~4.75%다. 
 
월가에는 비관론이 더 짙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최종 금리를 6%로 전망했다.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금리를 6%까지 올리고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이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 대비 0.25%포인트 올린 5.5~5.75%로 조정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는 CNBC와 인터뷰하면서 “연준이 이번 달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과도한 긴축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데릭 탕 LH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2월에 0.5%포인트 인상을 고수하지 않은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도 “속도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향후 선택은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지표 결과들을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전 FOMC 회의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FOMC 회의 전에 분석해야 할 매우 중요한 데이터가 두세 개 더 있다”고 강조했다.
 
3월 21~22일 예정된 FOMC 전까지 발표되는 주요 지표로는 2월 고용보고서, 2월 CPI 그리고 2월 소매판매 등이 있다. 파월 의장은 이들 세 개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연준 내 비둘기파로 통하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파월 의장의 매파 성향이 더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라엘이 떠나면서 매파가 활개를 친다”며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메시지를 쉽게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